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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만큼 성과 못내는 은행원

시중은행 직원 절반이상 1인당 당기순익 임금에 못미쳐

국민銀 평균임금 5900만원인데 1인당 당기순익 4700만원 그쳐

우리·KEB하나도 생산성 낮아 금융당국 임금개편 목소리 거세

순이자마진 하락 영향 있지만 임금체계·직원평가제 개선 필요


은행원의 고임금 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 직원의 절반 이상이 임금에 비해 낮은 생산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과에 기반한 임금 체계를 도입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여 은행 인사 담당자들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이 올 3·4분기까지 금감원에 공시된 5개 시중은행의 개별 실적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우리·KEB하나은행 직원이 올해 벌어들인 1인당 평균 당기순이익은 이들이 받은 임금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임금만큼 '밥값'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 직원 1인당 당기순익은 올 3·4분기 누적기준 4,700만여원으로 5개 은행 중 가장 낮았다. 국민은행 직원 2만573명이 받는 1인당 평균 임금은 5,900만원보다 1,1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의 경우 직원 1인당 당기순익이 4,800만여원으로 국민은행에 비해 높았지만 1인당 평균 임금은 6,300만원으로 임금과 순익 간 격차가 가장 컸다. KEB하나은행의 경우 1인당 평균 6,000만원의 당기순익을 벌어들였지만 1인당 평균임금은 6,500만여원으로 낮은 생산성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직원들은 임금 대비 더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한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임금은 6,700만원으로 5개 은행 중 가장 높기는 하지만 1인당 평균 당기순익 또한 8,600만원에 달해 업계 최고 생산성을 기록했다. 기업은행의 1인당 평균 임금은 5,000만원으로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은 반면 1인당 당기순익은 6,500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은 이들 은행의 인력 구조와 무관하지 않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국민은행 전체 직원에서 책임자급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55.5%에 달하며 우리은행 또한 관련 비중이 53.3%에 이른다. 이에 따른 인사 적체로 1개 지점에 부지점장급만 서너 명에 달하는 곳도 많아 효율적 지점 운영이 쉽지 않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직원 평균 근속 연수 또한 각각 15.8년과 16.7년으로 신한은행(13.7년)과 기업은행(15.0년)에 비해 높다. 특히 계속되는 저금리로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낮은 생산성은 은행업 자체의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몇몇 은행들은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지만 실제 도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의 동의 없이는 임금체계 개편은 물론이고 직원별 평가제 도입도 쉽지 않은 탓이다. 저성과자를 솎아내라며 사실상 인력 감축을 요구하면서도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은행권의 팔을 비트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도 생산성 향상의 걸림돌이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성과급제 도입이 업무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겠냐는 회의론이 은행 임원들 간에도 나오는 상황에서 노조를 설득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 또한 은행을 무조건 압박하지만 말고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또 다른 유인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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