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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인프라 투자 등에 사모펀드(PEF)의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공인회계사(CPA) 출신들이 PEF 운용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PA 시험이 사법고시나 5급 공무원시험 등 고시를 능가하는 인기를 모으던 시절 자격을 딴 전문가들이 기업 및 산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시장친화력을 무기로 PEF 업계에서 보폭을 넓혀나가자 침체된 회계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회계사 출신으로 PEF 분야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인물은 송인준 대표를 비롯한 IMM그룹의 '창업 공신 3인방'이 꼽힌다. 국내 모집자금만 1조원이 넘는 IMM PE의 송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재학 중 CPA 시험에 합격한 후 세계적 컨설팅회사인 아서앤더슨에 입사했다. 그는 이어 안진회계법인에서 M&A 자문을 맡은 후 IMM PE를 출범시켰다. IMM그룹에서 벤처·중소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IMM인베스트먼트의 지성배 대표도 송 대표의 과 후배로 CPA 자격 획득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했다. 송 대표가 PEF 업계로 뛰어들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지 대표로 두 사람은 이후 안진과 삼정 등에서 일한 김영호 IMM PE 수석부사장을 끌어들이며 IMM그룹의 수뇌부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3인방의 경력은 IMM의 채용에도 반영돼 IMM PE의 임직원 19명 중 절반 이상이 회계사 출신이다. IMM PE는 최근 60년 역사의 대한전선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태림포장그룹 등을 잇달아 인수하고 국민연금의 대규모 자금 유치에도 성공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호고속을 인수했다 성공리에 되팔아 몸값을 올린 케이스톤파트너스의 유현갑 대표도 삼일회계법인 출신이다. 유 대표는 삼일에서 기업 재무 컨설팅 업무를 맡으며 M&A 거래에 관심을 뒀다. 이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에서 M&A 업무를 전담하며 역량을 쌓은 뒤 직접 PEF를 설립했다. 케이스톤은 지난 6월 1,800억원에 사들인 금호고속을 금호아시아나그룹에 4,150억원에 되팔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며 투자자들의 갈채를 받았다. 김동준 큐캐피탈파트너스 대표도 CPA 출신으로 삼일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삼정을 거쳐 무한투자와 한국창업투자를 거쳐 지난해 8월 큐캐피탈에 합류했다. 운용역의 절반가량을 회계사 출신으로 채우고 있는 큐캐피탈은 지분 투자를 단행한 동부팜한농과 동부익스프레스의 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상당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의 한 관계자는 "회계사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위상은 예전만 못해 직업적 측면에서 인기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최근 회계감사와 자문 등 전통적 업무에서 탈피해 PEF 등 자본시장의 새로운 영역에 진출해 성공하는 회원들이 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기대했다./지민구기자 mingu@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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