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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 같은 펑크룩 '99%IS-' 레이디 가가도 열광해요

패션계 루키 박종우 디자이너 삼성패션디자인펀드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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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한 옷에 99%의 가치 담아 징·지퍼 등 활용 전부 수작업 완성

레이디 가가 덕 할리우드서 입소문… 저스틴 비버·크리스 브라운도 구매

꼬르소꼬모 합작품 대중성 인정받아 롱런하는 브랜드 만들려 노력할 것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크리스 브라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꽂힌 옷을 만든 신인 디자이너가 있다. 제10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 수상자로 선정된 스트리트 남성복 브랜드 '99%IS-'의 박종우(31)씨다. 최근 청담동 10꼬르소꼬모에서 만난 박씨는 꼬르소꼬모와 컬래버레이션해 한정판으로 만든 연핑크 트렌치코트와 팬츠를 입고 눈 주변에는 짙은 그레이 컬러의 아이섀도와 가운데 구멍이 뚫린 마스크를 한 채 나타났다. 노랗게 물들인 머리 색과 알록달록하게 브리지를 준 헤어스타일에서 강한 개성이 풍겨 나왔다.



도쿄컬렉션에서 '바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린 박씨는 일본에서 주목받는 루키. 펑크록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선도하는 디자인으로 호평받고 있다. 지난 2010년 도쿄 패션 학교인 드레스메이커학원에 입학해 재학 중이던 2012년 한국인 및 학생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5대 패션컬렉션인 도쿄컬렉션에서 '99%IS'를 론칭하며 독특한 세계의 의상을 선보여 일본 패션계에 화제를 몰고 왔다. 99%IS는 99%의 대중을 위한 옷이 아닌 1%만을 옷이지만 99%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는 의미다. 대중 예술 작품에 가까운 그의 의상들은 스터드(징)나 지퍼, 가죽 소재 등 펑크 문화의 상징인 디자인 요소를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도 있게 제안해 기존의 펑크 패션을 넘어서 전 세계를 상대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 공연을 위해 방문했다가 도쿄컬렉션에서 그의 스터드 의상과 사랑에 빠진 가가는 매니저를 통해 그에게 연락을 해 와 박씨의 의상을 입게 됐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간 가가의 입소문 덕택에 비버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미국 편집숍에도 그의 제품이 입점돼 있다. "드레스메이커 수학 중 하라주쿠의 유명한 빈티지숍 '베르베르진'에서 1970~1980년대 로커들이 사랑했던 가죽 재킷을 만들어 고가에 팔았는데 내놓기가 무섭게 6개월 동안 모두 품절됐어요. 그 돈으로 브랜드를 론칭하고 첫 패션쇼를 열게 됐죠."

지난해 초 드레스메이커 졸업과 함께 올해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천재적인 창의성을 드러내고 있는 박씨가 펑크록 스타일의 스트리트 패션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국내 밴드 '크라잉넛'에 꽂혀 '감히' 초등학생 신분으로 라이브하우스를 찾아 록 음악에 흠뻑 빠졌다. 그는 "당시 힙합 패션은 있었지만 록 패션은 없어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밴드 하는 형들의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21살 때 가죽공장에 다니며 수제 가죽 작업과 미싱을 배우면서 의상 제작을 위한 실무 지식을 쌓았다"고 말했다. 급기야 21살의 박씨는 펑크 브랜드 'SKNUXS'를 내놓았다. 해외 펑크 브랜드들과 교류하며 옷을 만들어 보내고 국내 공연 기획도 함께하면서 10년 뒤 탄생할 99%IS를 위한 내공을 탄탄히 쌓았다.

SFDF 수상을 하기 전 꼬르소꼬모는 99%IS의 크리에이티브를 담보로 한 대중성을 알아봤다. 새로운 브랜드를 갈망하는 꼬르소꼬모의 바이어가 지난해 일본 편집숍에 들렀다가 99%IS를 만나고 서울에 입점시켰다. 바이어를 통해 SFDF의 존재를 알게 된 박씨는 지난해 SFDF에 지원해 올해 10회 수상자로 선정돼 1억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번에 꼬르소꼬모와의 합작품도 그렇게 탄생했다. 수상 후 그는 더욱 작품 활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 행복해했다. 펑크룩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의상의 완성도를 높이는 지퍼, 슬램과 같은 부속품을 평생 쓸 수 있도록 기본 틀을 만들어 놓은 것이 가장 큰 수혜라는 설명이다. 그는 "제 옷이 대중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내가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공신받았으니 롱런하는 브랜드가 되는 목표를 세울 수 있게 됐어요."

"마음이 원하는 길을 가다 보니 지금은 미약하지만 조금은 성공해있더라"고 그가 웃었다.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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