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완성차 업체들이 하도급 문제를 자진 시정하면 제재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하도급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찬(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은 8일 서울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열린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기업들이 하도급 대금 문제를 자체 시정하면 제재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거래질서 확립은 감시·제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업계 스스로 문제를 자율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완성차 업체 CEO들도 이날 자율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납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협력사 기준을 현행 3,000억원 미만에서 내년부터 5,0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전액 현금으로 납품대금을 받는 협력사들이 늘어나 이들의 경영안정성이 높아진다. 또 현대·기아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등은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는지 모니터링해 협력사 평가항목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외에 한국GM과 쌍용은 1~3차 협력사의 납품대금 현금화를 지원하는 상생결제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상생결제 시스템은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 지급하는 물품대금을 원청업체인 대기업의 신용으로 결제해 부도 위험 없이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 개선 방안이 제대로 실행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자동차 업종은 하도급 대금 관련 법 위반이 다른 업종보다 상대적으로 많다. 앞으로 현장 실태점검을 강화하고 지속적으로 감시와 시정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5개 완성차 업체와 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만도 등 3개 종합부품사 대표 혹은 부사장이 참석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