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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게임시장을 공략할 때 국민성에 맞춰 공략해야 해요. 모바일게임은 문화권마다 선호하는 게 달라 현지 상황에 맞게 따로 개발해야 합니다."
PC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개발사인 아이덴티티모바일의 이완수(39·사진) 모바일사업본부 부사장은 5일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연내 국내에서 출시하는 역할수행게임(RPG)인 '던전 스트라이커 비긴즈'을 소개하면서 모바일 게임의 현지화를 강조했다. 그는 엠파스, CJ인터넷,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거치며 10년 이상 게임업계에 몸담은 기획·퍼블리싱 전문가이다.
"캐릭터나 아이템의 성장 단계를 만들어 놓고 플레이하는 PC 온라인 게임과 달리 적시성이 중요한 모바일게임은 문화권마다 성패가 모두 다르게 나오죠. 같은 게임이라도 각국마다 현지 상황에 맞게 따로 개발해야 되는 이유입니다." 이 부사장은 "기존에 한국·중국에서 이미 개발된 게임을 각자 그대로 들여온 경우는 있어도 중국과 한국에서 같은 게임을 지역 특성에 맞춰 각각 따로 개발한 것은 업계 첫 시도"라며 "모바일 게임은 트렌드 변화가 빨라 온라인 게임 기준으로 핵심만 넣다 보니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던전 스트라이거 비긴즈'는 아이덴티티모바일이 계열사인 아이덴티티게임즈가 개발한 온라인용 게임을 우리나라 모바일용으로 맞춰 재탄생시키는 게임 대작이다. 앞서 모회사인 중국의 샨다 게임즈는 최근 중국용으로 만들어 현지에서 출시했다.
이 부사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서로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하고 답답한 것을 싫어해 돈을 써서라도 캐릭터·아이템을 빨리 키우려고 한다"며 "하지만 일본인들은 호전적 군국주의 성향이 있지만 일반인들은 서로 싸우는 것을 싫어해서 '플레이어 VS 플레이어(PvP)' 게임보다는 스토리가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고, 돈을 써서 캐릭터나 아이템을 빨리 키우려 하기보다 진득하게 기다리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돈을 써서 높은 순위에 오른 유저를 사람들을 잘 인정하지 않는 한국과 달리 이를 확실히 인정하는 문화가 있다"며 "돈을 쓸수록 혜택을 많이 주는 VIP 시스템을 한국에서는 줄이는 반면 중국에서는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게임 플랫폼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데다 모바일 게임도 초기 캐주얼 게임(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규모 게임) 위주에서 PC 게임에 버금갈 정도의 정교한 대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덴티티모바일도 현재 10개의 모바일 게임을 운영하며 온라인 부문 매출을 넘어선데 이어 연말까지 3~4개의 모바일 게임을 내놓을 계획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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