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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이슈] 삼성-한화 빅딜 발표 1년… 시너지 본격화

토탈·테크윈, 사상최대 이익·그룹문화 조기정착… 웃음꽃 핀 한화


토탈 3분기 2000억대 실적에 테크윈은 턴어라운드에 성공

잡음·초기 유동성 우려 씻어

'시집' 보낸 삼성그룹도 안도… 기업간 자율빅딜 '윈윈' 사례


삼성에서 한화로 적을 옮기는 것으로 발표가 된 지 1년이 돼가는 지난 11일, 한화토탈의 충남 대산 공장에서는 '노사 한마음체육대회'가 열려 대표이사·노조위원장 등 전체 임직원이 빅딜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최근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데다 업황 호조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날 임직원들의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빅딜 발표 이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1년여가 흐르면서 경영과 노사관계 등에서 여러 면에서 새 둥지에서 안착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간 자율 빅딜 첫 사례로 꼽히는 한화·삼성 간 빅딜 이후 한화 품에 안긴 한화토탈·한화테크윈 등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초기 유동성 부담 우려가 씻은 듯 사라졌다.

한화그룹의 화학·방산·금융 3각 편대가 탄탄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한화에 편입되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한화에서 방위사업이 차지하는 위상과 편입 후의 국내 시장에서의 위상을 깨달은 '삼성맨' 출신 직원들도 점차 생각을 바뀌고 있다.

계열사들은 '시집' 보낸 삼성그룹도 안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내 최고 기업이라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지만 적을 바꾼 후에도 튼실한 경영을 이어감으로써 우려됐던 잡음과 혼선을 일거에 씻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화토탈·테크윈 호실적에 유동성 우려 불식=한화에서 지난해 11월26일 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 등 총 4개 회사를 총 1조9,000억원에 사들이기로 전격 발표한 후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등 금융자회사 지분 매각설, 한화그룹의 후순위채 발행설 등이 파다했다. 그러나 한화토탈과 한화테크윈이 올 3·4분기에 좋은 실적을 내면서 이 같은 우려는 싹 가셨다.

한화토탈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 3조9,791억원, 영업이익 2,917억원을 기록했으며 오는 16일 발표되는 3·4분기 실적은 2,000억원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연간 7,000~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해 영업이익은 1,727억원에 불과했다. 한화 측 지분이 50%임은 감안하면 연간 3,000억~4,000억원을 벌어들이는 '효자' 회사가 된 셈이다. 한화토탈이 벌어들이고 있는 현금 흐름을 고려하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서 납부하는 매각대금은 걱정이 없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테크윈 역시 3·4분기 들어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한화종합화학·한화탈레스 등으로부터 238억원의 지분법이익이 더해져 8분기 만에 최대 영업익을 낸 것이다.

◇달라진 그룹 내 위상…한화 문화에 적응=4개사는 전자 위주의 삼성그룹에서 화학 방산 위주의 한화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시장 및 그룹 내 위상이 달라졌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그룹 내 화학 전문가가 많아 화학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향후 원료 공동구매, 물류 효율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업이 본격화되면 기업 효율성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의 경우 한화의 방위사업 매출은 총 2조7,000억원으로 국내 1위라는 점에서 위상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삼성에서 한화로 옮겨올 당시에만 해도 한화테크윈 노조는 "특히 기존 민수 사업이 위축되거나 사라질 것"이라며 매각 자체를 반대했다.

하지만 한화그룹과 한화테크윈 경영진은 "민수 사업 역시 한화테크윈의 핵심 사업으로 적극 육성할 것"이라는 신호를 꾸준히 보냈다. 지난 7월에는 자일대우버스와 친환경 전기버스 개발 협약을 맺으며 민수 사업의 확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철교 한화테크윈 사장은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방산뿐만 아니라 항공우주·첨단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내용의 신(新) 비전을 발표하며 구성원들을 다독였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9월 서울 장교동 한화 사옥으로 입주한 이후로 빠르게 한화의 문화에 적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삼성 화학 3개사 인수를 발표한 롯데 역시 한화의 사례를 참고하며 내년 초까지 인수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롯데에 인수될 예정인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 최근 매각을 반대하고 나섰지만 삼성정밀화학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리더십에 신뢰와 지지를 표한다"며 환영했다. 롯데는 지난 10년간 30회 이상의 인수합병(M&A)을 실시한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 화학 3개사와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혜진·유주희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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