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사진) SKC 회장이 최근 들어서도 꾸준히 계열사 지분을 매입해 '계열 분리를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해마다 수차례씩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계열 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기보다는 SK가(家)의 장자로서 그룹에 대한 애정을 표시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에 걸쳐 SK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 25일에는 SK㈜의 주식 500주(약 1,300만원 규모)를 매입하며 총 보유 지분을 7,629주까지 늘렸다. 앞서 19일과 23일에는 약 4억원을 들여 SK네트웍스 주식 6만주를 매입했다. 그는 6월에도 SK㈜ 주식 1,500주와 SK네트웍스 주식 2만주를 매입했었다.
최신원 회장의 잇따른 지분 매입은 꾸준히 SK그룹의 계열분리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사촌 관계인 최신원·최창원(SK케미칼 부회장) 형제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을 쪼개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최신원 회장 측과 SK그룹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를 일축하고 있다. "계열분리나 계열사 지배력 강화와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투자"라는 것이 SKC의 공식 입장이다. 최신원 회장 역시 측근들에게 꾸준히 "SK그룹은 하나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원 회장의 지분율도 미미하다. SK하이닉스는 0.0001%에 불과하며 SK㈜ 역시 0.01%다. 1월 SK㈜와 SK텔레콤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이따금 가진 주식 중 일부를 처분하기도 한다.
그는 6월 이전까지만 해도 SKC의 비상장 자회사인 SK텔레시스의 최대주주(17.3%)였지만 그나마 당시 SK텔레시스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14.27%를 SK텔레시스 자사주로 증여했다. 책임 경영의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이었다.
최신원 회장이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는 이유를 직접 밝힌 적은 없다. 대신 관계자들은 최신원 회장이 오너 일가의 최고 연장자로서 SK그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나타내는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SK텔레시스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그룹의 모태 기업이라서 최 회장이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신원 회장의 부친인 고(故) 최종건 SK그룹 창업주가 1953년 처음으로 설립한 선경직물이 지금의 SK네트웍스다.
현재 사촌 동생인 최태원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최신원 회장은 '가문의 장자'로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례로 최신원 회장은 SK하이닉스가 그룹에 편입된 직후인 2012년 2월 SK하이닉스의 지분 5,000주를 매입했다. 25일 SK㈜의 지분을 사들인 것도 SK㈜가 OCI머티리얼즈를 인수한 직후였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중요한 결정에 지지와 관심을 표명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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