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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체 외식사업 특명 "모기업 감춰라"

남양 '백미당' 오리온 '랩오' 등 노하우만 흡수… 맛으로 승부

베키아에누보
오리온 디저트카페 '랩오' 매장.
오리온 랩오
신세계푸드의 '베키아에누보' 전경.

#지난 17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은 평일인데도 '낯선 브랜드지만 맛있다'는 소문에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메뉴는 유기농 아이스크림 3종과 커피 2종 등이 전부다. 백미당은 남양유업이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첫선을 보인 외식 브랜드다. 오픈 1개월 만에 1만5,000개의 아이스크림을 팔며 맛집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1월 신사동에 2호점을, 지난 8월 판교점에 3호점을 개점했지만 남양유업은 백미당의 모기업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제품명에 회사를 연상시킬 수 있는 단어를 넣거나 남양유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이라고 홍보하지 않고 있다"며 "강점인 우유와 원두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해 입소문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들이 운영 중인 외식 전문점들이 모기업의 도움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모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나 후광효과에 얽매이기보다 맛으로만 승부하며 각 지역 대표 맛집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 초 서울 논현동에 디저트 카페 '랩오'를 열었다. 베니건스, 미스터차우, 마켓오 등 다양한 외식사업을 펼쳤던 오리온은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자 특별전담팀을 신설해 기존 이미지를 버린 새로운 외식 브랜드를 기획한 것. 기존 마켓오 압구정점을 랩오로 변경, 제과업체로서의 강점을 살려 디저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랩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도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과 같은 희소성을 위해 플래그십스토어 형태로 운영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최근 스무디킹을 인수하며 디저트 음료 시장에까지 손을 뻗은 신세계푸드가 운영 중인 카페 겸 레스토랑인 '베키아에누보'도 서울 한남동과 도곡동 등에서 소문난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모기업인 신세계푸드의 식자재 유통 노하우를 살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서양식과 빵을 제공한 것이 고객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식품업체들이 자체 외식 브랜드와 연결성을 감추는 이유는 기존 업체가 지닌 이미지에서 탈피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고 식품 대기업이 외식시장을 장악한다는 부정적인 인식도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메뉴나 브랜드명을 통해 연관 기업을 연상시킬 수 있는 과거 외식 트렌드와 달리 신생 외식 브랜드가 독자 홍보 노선을 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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