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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쌀 생산량이 5년래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쌀값이 4년 만에 80㎏당 16만원이 붕괴된 가운데 올해 쌀농사도 대풍이어서 쌀값 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농가와 이를 보전해줘야 하는 정부의 시름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은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0.4% 증가한 425만8,000톤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81만6,000㏊)보다 2% 줄었지만 태풍과 폭우피해가 없어 생산량은 되레 늘어났다.
올해 생산량은 2010년(430만톤) 이후 가장 많다. 쌀 생산량은 2012년(401만톤) 흉작을 기록한 후 매년 420만톤을 넘고 있다. 국내 연간 쌀 소비량(400만톤)을 감안하면 매년 20만톤 넘는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5월 쌀 가격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16만원 이하로 내려갔고 이렇다 할 반등도 못하고 있다.
올가을부터 햅쌀이 시장에 쏟아지면 쌀값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쌀 공공비축매입 물량도 지난해(37만톤)보다 1만톤 줄어든 36만톤이기 때문이다. 농식품부 올해 예산이 지난해에 정해진 탓에 공공비축 물량을 늘리지 못했다. 올해 쌀 수확기에도 공급과잉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쌀값 하락에 따라 정부 지출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수확기(10월~1월) 쌀값 하락을 예측해 국회에 제출한 쌀변동직불금은 4,193억원으로 지난해(1,641억원)보다 2.5배 많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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