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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37달러… 6년10개월래 최저] 저유가 국내경제 영향은

글로벌 수요부진 겹쳐 수출 악재



국제유가가 100달러에 육박했던 지난해 3·4분기 102.6에 달했던 석유화학 중간제품의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3·4분기 79.3으로 22.7% 떨어졌다. 쉽게 말해 1년 전에는 제품 하나에 1만원 받고 수출했는데 유가하락으로 가격이 7,900원까지 급락했다는 뜻이다. 단가가 떨어지면 기업의 매출은 줄어든다. 저유가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석유 완제품과 석유화학 제품의 수출 비중은 20%를 넘는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하락 곡선을 그리던 유가가 글로벌 수요 위축까지 겹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떨어진 지 1년여가 지났다. 100달러에 박하던 유가는 어느새 30달러대로 떨어졌다. 3저 호황 시대 저유가의 열매를 맞봤던 우리는 처음에 유가하락을 반기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부정적 효과를 더 걱정하는 형편이다.

연초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국책연구기관이 내놨던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0.16%포인트 상승한다. 특히 보고서는 제조업의 경우 생산비가 1.03% 감소하면서 수출도 0.5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수입 비중이 큰 만큼 일본(0.61%)과 중국(0.46%) 등 경쟁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수출은 지난 1월부터 10개월째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 대비 4.7% 줄며 10월(-15.8%)보다 감소 폭이 줄었지만 12월은 다시 감소 폭이 확대될 공산이 크다.



과잉공급에 수요부진까지 겹치면 경제성장률은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앞서 말한 보고서에서는 유가가 10% 하락해도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0.09%포인트로 반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10월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유가하락은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며 "이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산유국에 대한 우리 수출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유가는 세계 수요 부진을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수출에 부정적인 면이 있다"며 "재정확대로 버티고 있는 원유 수출국의 위기 가능성이 올해 더 높아지면 저유가의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저유가가 국내 경제주체의 구매력을 높여 내수는 어느 정도는 살린 것으로 분석된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민간소비가 0.06%포인트, 여기에 수요 둔화로 세계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낮아져도 민간소비는 0.05%포인트가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우리 경제 전체의 구매력이 10조4,000억원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성태 KDI 연구위원은 "원유를 많이 수입하는 우리나라 특성상 유가가 떨어지는 게 (내수에) 나쁠 건 없다"며 "다만 유가하락으로 석유제품의 가격 하락이 비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가하락 혜택이 기업에만 몰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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