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통해 2016년 소비 트렌드를 예측한 결과 내년에는 개인과 개인 간 직거래를 뜻하는 'P2P 쇼핑'과 원하는 물건을 직접 제작 또는 조립하는 'DIY 소비' 등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소비 패턴은 알뜰함을 지향하면서도 개인의 취향을 잘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시장의 발달과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 변화상이 일상 소비에 반영된 결과다.
29일 BC카드에 따르면 카드 빅데이터와 각종 사회 동향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내년 트렌드를 예측한 결과 △P2P쇼핑 △DIY △몰링족 △슈퍼피트니스 △동남아 관광객 등 5개 키워드가 선정됐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P2P 쇼핑이다. P2P 쇼핑이란 백화점이나 마트 등 기존 유통 채널을 통하지 않고 개인과 개인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거래하는 일종의 온라인 직거래다. BC카드가 이니시스에서 운영하고 있는 'P2P 전용 서비스' 매출 분석결과 지난 1·4분기 대비 3·4분기 이용금액이 16.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 관계자는 "대형 유통채널보다 네티즌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상품을 P2P 방식으로 소비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 등을 직접 조립하거나 만드는 DIY 소비도 내년 주요 소비 트렌드로 꼽혔다. BC카드가 대표적인 가구 DIY업체인 광명 이케아에서 카드 결제 건수를 분석한 결과 1·4분기 19만8,000건, 3·4분기에도 18만3,000건의 결제가 일어나는 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DIY는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세련된 디자인을 갖고 있다"며 "최근 직접 만드는 것을 '놀이'로 생각하는 문화도 DIY의 인기가 높아지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령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커지면서 슈퍼피트니스도 소비를 주도할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다. BC카드가 지난 10월 기준 헬스클럽·의료용품·건강식품 등 건강 관련 카드 사용 건수 증가율을 집계한 결과 전 연령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는 건강 분야 평균 카드 결제 금액이 전년 대비 14.7%가 늘어 젊은 층의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 장소에서 쇼핑과 영화관람·식사 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몰링족'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BC카드는 예측했다. BC카드가 용산 아이파크와 영등포 타임스퀘어, 삼성 코엑스 몰 등 복합 쇼핑몰에서 하루 3건 이상 결제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용산 아이파크는 2013년 3·4분기 4,258명에서 지난 3·4분기 6,316명으로,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같은 기간 2,155명에서 2,468명으로, 삼성 코엑스 몰은 1,750명에서 4,097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내년에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중국이나 일본 위주에서 필리핀 등 동아시아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BC카드는 "최근 방문 고객 수 상위 12개국 가운데 무려 10개국이 아시아권 나라일 정도로 동남아 관광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동남아에서 오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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