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구조조정 해법을 둘러싸고 정부 내부에서 엇박자를 내면서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최악의 경우 합병 또는 매각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극적인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대안 없이 합병하기보다는 '2사 체제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주 관련 부처 간 실무회동을 갖고 해운업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이 맞서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범부처 협의체 실무회의에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해 지금까지 자구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한진해운은 정부로부터 현대상선 인수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당시 해수부도 반대했다. 지난주 열린 실무회의에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현대상선 매각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채권단이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산은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해운업황이 나쁘고 계열사인 현대증권 매각도 무산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현대상선의 모회사인 현대그룹의 결단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일 "현대상선은 2년 전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자금을 지원 받으면서 사실상 생명을 연장했다"면서 "현대상선이 지금보다 다양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수부는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해운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수출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양대 선사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구조조정 실무회의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양대 선사를 합병할 경우 겹치는 항로를 축소해야 하고 이 때문에 덩치가 큰 글로벌 해운업체 사이에서 입지가 좁아져 경쟁력이 후퇴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자칫 채권단의 지원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강제 구조조정을 유도하면 국책 선사로서 수출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자산이나 지분을 해외 업체에 매각할 수 있는 점도 해수부의 우려다.
문제는 정부 내부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조조정 방안이 흘러나오면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주가가 폭락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합병설과 관련한 어떠한 권유나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불확실한 보도로 글로벌 영업에 타격을 주고 얼라이언스(동맹체) 소속사나 화주(고객), 주주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세원·임진혁기자 세종=구경우기자why@sed.co.kr
범부처 협의체 실무회의에서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등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에 대해 지금까지 자구노력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한진해운은 정부로부터 현대상선 인수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당시 해수부도 반대했다. 지난주 열린 실무회의에서도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현대상선 매각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채권단이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이어서 산은의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 해운업황이 나쁘고 계열사인 현대증권 매각도 무산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현대상선의 모회사인 현대그룹의 결단을 기다리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9일 "현대상선은 2년 전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자금을 지원 받으면서 사실상 생명을 연장했다"면서 "현대상선이 지금보다 다양한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수부는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 해운업계의 현실을 도외시했다고 비판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날 "수출 물량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는 양대 선사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구조조정 실무회의에서 전달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양대 선사를 합병할 경우 겹치는 항로를 축소해야 하고 이 때문에 덩치가 큰 글로벌 해운업체 사이에서 입지가 좁아져 경쟁력이 후퇴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자칫 채권단의 지원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강제 구조조정을 유도하면 국책 선사로서 수출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자산이나 지분을 해외 업체에 매각할 수 있는 점도 해수부의 우려다.
문제는 정부 내부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조조정 방안이 흘러나오면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주가가 폭락하는 등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은 이날 보도 자료를 통해 "합병설과 관련한 어떠한 권유나 통보를 받지 않았다"며 "불확실한 보도로 글로벌 영업에 타격을 주고 얼라이언스(동맹체) 소속사나 화주(고객), 주주 등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임세원·임진혁기자 세종=구경우기자w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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