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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비용 절감·효율화
위탁판매 등 다양한 협력 통해 대형사와 경쟁력 격차 줄여야
내년 새 판매 채널·경쟁 상품 등장
상품 개발·고객 발굴·보험금 지급 등 다방면에 새로운 체계 마련 대비를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말. 일본 보험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미쓰이스미토모해상·아이오이손해보험·닛세이도와손해보험 등 굵직한 손보 업체 3곳이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듬해 1월 이들은 결국 3사 합병을 공식화했고 주식 교환 등의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 후 지주회사 방식으로 경영통합을 마무리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라는 외부 변수뿐만 아니라 일본 내 인구 구조 변화, 내수 침체로 인한 소비 패턴 변화 등 내부 요인까지 보험사들의 영업에 장기 악재로 작용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뭉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이들은 2010년 4월, 3사의 이니셜을 모아 MS&AD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했고 곧바로 업계 2위로 등극했다. 또 MS&AD홀딩스는 지주회사 체제 안에서 고객 서비스와 업무 시스템 등까지 공유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추구했고 이를 통해 일본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높였으며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윤성훈 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일반적으로 규모가 핵심 요인"이라며 "우리 보험사들도 일본 손보사들처럼 경영권 분점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것을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방안, 재무 건전성 강화가 요구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2단계 도입, 금융업종 내 경계 없는 경쟁, 저금리·저성장 장기화 등 보험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보험사들의 생존 전략 수립이 더욱 시급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각 보험사가 우선적으로 규모의 경제와 차별화된 시장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제 전반의 성장성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시장의 자율성은 커지고 비용 부담이 커지는 재무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여서 특히 중소형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화 상품이나 가격 경쟁력 확보, 금융당국의 자본 규제 완화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윤 실장은 "중소사들의 경우 합병을 통해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추진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전략도 검토해볼 만하다"며 "더불어 외부판매채널, 다른 금융사는 물론 다른 보험사와 상품, 수금, 판매 위탁 등 다양한 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대형 보험사와의 경쟁력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덩치를 키우려는 시도와 함께 선제적으로 새 시스템 및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하나로 꼽힌다. 보험사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증권 등 금융업 전반에 걸친 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보험 판매 채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고 개인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장기저축 성격이 강한 보험에 또 다른 경쟁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상품 개발에서 리스크 관리, 신규·잠재 고객 발굴, 보험금 지급 등 다방면에 걸쳐 새로운 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지난 8일 보험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던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도 "보험은 아직 핀테크 부분이 더디다. 보험금 지급 등 여러 업무에 핀테크를 이용하면 통계적인 면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며 "시스템 마련에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여력이 되면 미리 준비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더 큰 틀에서는 보험 시장 전반의 수준을 높이려는 업계 공동의 노력 역시 각 보험사의 생존에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다. 마케팅 경쟁이 격화되고 판매채널은 다양화·대형화하고 있지만 판매 책임 의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면서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깎아 먹고 있는 탓이다. 과당 경쟁과 불건전 영업 행태 개선을 위한 업계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보험 교육프로그램 강화, 상품설명서 개선 등을 통해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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