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가에서 '달러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달러 강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이 특판 달러 환매부조건채권(RP),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등 달러 관련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렸던 지난 10월28일 이후 이달 17일까지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는 1.9% 상승했다. 이 지수는 주요 6개국 통화에 대비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낸다. 반면 주식과 채권은 모두 약세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는 2.2%, MSCI 이머징 지수는 4.2%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bp(1bp=0.01%포인트) 상승하며 JP모건글로벌 채권지수 기준 1.9% 하락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과 일본이 지속적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유로화와 엔화가 각각 달러 대비 2.6%, 1.9% 절하되면서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가 간 금리 차에 의한 고금리 국가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 유럽과 일본의 지속적인 양적완화 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 추세적인 상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산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자 증권가에서도 안전자산인 달러투자 상품을 지속 선보이며 대안상품으로 강조하고 있다. 장영준 대신증권 압구정지점 부지점장은 "은행금리 대비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만 관심 있던 고객들도 최근 변동성 큰 자산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서 달러 투자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달러 RP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현재 연 2%의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달러 RP를 판매하는 등 달러 투자 상품과 관련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판 달러 RP는 대신증권에서 외화증권매매상품계좌를 개설하고 달러를 송금하면 최대 50만달러까지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반 상품과 연계해 특판 달러 RP의 매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달러 투자 관련해 고객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며 "달러 ELS 상품도 매주 2개씩 선보이며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도 달러 ELS와 달러 RP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달러 ELS의 경우 고객들의 수요가 있을 때 따로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 신한은 7월 달러인덱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채권(ETN)도 선보였다. 신한달러인덱스선물 ETN은 달러인덱스선물 일간 변동률의 1배에 연동되는 상품으로 7월3일 이후 누적 수익률 3.1%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상반기부터 달러 강세 테마 상품을 추천해오고 있다. 한투의 추천 포트폴리오에는 해외상장 달러인덱스 ETF(UUP)와 달러 RP, 달러 RP 맞춤형 신탁, 외화정기예금신탁, 원·달러 환율 연계 파생결합신탁(DLT) 등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환경에서 유망한 투자 대안으로 해외 ETF를 강조했다. 미국에 상장된 ETF 중에는 '파워셰어즈 도이체방크(DB) US 달러 불리시 펀드 ETF'가 대표적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률을 추종하는 국내에 상장된 ETF와 달리 달러인덱스의 일간 변동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상대가치의 방향성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의 경우 달러로 투자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도 추가적으로 노출된다.
또 키움자산운용은 달러가치에 연동되는 4개의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8일 기준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ETF)(합성)'의 1주일 수익률은 2.08%, 1개월 수익률은 7.06%를 기록했다. 이는 8월 새롭게 출시한 상품으로 기존에 판매 중이던 '키움KOSEF미국달러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에 더해 달러가치 연동 펀드의 라인업을 강화한 상품이다.
문수현 연구원은 달러 연동 펀드와 관련, "선물증거금 외 자금을 채권 및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하여 추가 수익 추구하고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거래 편의성이 높다"며 "다만 환율은 두 통화의 상대가치이기 때문에 레버리지 펀드의 경우 통화의 평균회귀 성향으로 인해 장기 투자 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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