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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 수수료 인하 러시] "저금리 시대, 1% 수수료가 어디… " 불붙은 '수테크' 전쟁

펀드 환매수수료 없애고 선취·거래수수료 면제


직장인 김모(35)씨는 최근 대형주 강세에 기대를 걸고 대형주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했다. 하지만 최근 대형주가 주춤하면서 수익률이 조금씩 떨어져 고민에 빠졌다. 당장 환매를 하고 싶었지만 30일 이내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를 수수료로 내야 하기 때문에 선뜻 손길이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환매 수수료를 내지 않기 위해 90일을 기다리자니 수익률이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저금리 속에서 단 1% 수익률도 간절한 투자자들에게 환매 수수료를 포함한 각종 수수료가 과거 보다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수수료를 줄여 수익을 높이는 '수테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금리·고성장 시절에는 1% 가량의 수익률 차이는 크게 피부로 느껴지지 않았지만, 기준금리가 1.50%인 저금리 시대에는 각종 수수료를 절감하는 것이 재테크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투자업계도 고객들의 이 같은 수요를 파악해 각종 수수료를 속속 낮춰주고 있다. 또 투자상품들을 꼼꼼히 살펴보면 다른 금융상품들 보다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품들도 꽤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특정 펀드의 환매수수료를 없애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한국투자골드적립식삼성그룹 펀드' 등을 포함한 12개 펀드의 환매수수료를 없앴다. 삼성자산운용도 '삼성일본중소형FOCUS' 등 3개의 펀드의 환매수수료를 폐지했다. 기존 펀드외에 새로 출시되는 상품에도 환매수수료 폐지 바람이 불고 있다. 플러스자산운용은 환매 수수료가 없는 '플러스 단기멀티알파 증권투자신탁1호(채권)'을 최근 출시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자산운용업계에 환매수수료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공문을 보낸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통상 공모펀드의 경우 가입한 지 30일 이내에 환매하면 이익금의 70%를, 90일 이내에 환매하면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꽤 높은 환매수수료를 적용해 장기투자 문화를 확산하는데는 도움이 됐지만, 환매수수료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수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금융당국은 저금리 시대인 만큼 투자자들의 수익률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상품이라도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면 오프라인 보다 절반 이상의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수 있다. 주요 펀드의 연평균 판매보수는 0.96% 수준이고 대부분 회사들이 판매보수 외에 1% 수준의 선취수수료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금에서 선취수수료를 미리 뗀 나머지 금액이 펀드에 투자된다. 수수료로 인한 수익률 감소는 물론 투자원금마저 애초부터 줄어든 채 펀드 운용이 시작되는 것이다. 반면 키움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온라인상에서 선취수수료 없이 펀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해 비용 절감은 물론 원금 그대로 투자가 가능하도록 했다.

염명훈 키움증권 금융상품영업팀장은 "2000년대 들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홈페이지를 활용한 온라인 주식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수수료를 크게 낮춘 덕에 온라인 투자문화가 빠르게 확산됐다"며 "기준금리가 1%대인 초저금리 상황에서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낮은 온라인펀드 투자 역시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펀드 거래비용 자체가 낮은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수테크 전략이다. ETF의 운용보수는 평균 0.3%로 일반 펀드(연 1~2%)에 비해 저렴하다. ETN는 ETF와 달리 발행증권회사가 자사 ETN의 유동성공급을 담당하고 있어 유동성공급계약에 수반되는 수수료가 절감된다. ETN의 운용보수는 평균 0.9% 정도이고, 종목 중 가장 저렴한 운용보수는 0.17% 수준이다. 특히 ETF와 ETN는 모든 주식을 거래할 때 부과되는 거래세(0.3%)도 없다.

조병인 한국거래소 ETN시장팀 팀장은 "ETF와 ETN은 일반펀드에 비해 거래비용이 낮고, 주식과 같이 매매가 용이하다"며 "결제주기도 일반펀드에 비해 짧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적합한 '수테크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증권사들이 진행하는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꼼꼼히 살펴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현재 유안타증권, 이베스트증권은 연말까지 미니선물·옵션 수수료 무료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온라인 증권거래 계좌인 'S-Lite' 출시 3주년을 기념해 연말까지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대신증권은 휴면계좌에서 거래를 재개하는 고객들의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한국투자증권·KDB대우증권·삼성증권 등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최장 5년간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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