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폐가치가 흔들릴 때마다 항상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은 금.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이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이유가 따로 있을텐데요. 예를 들어 한나라가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면 화폐가치는 급락하지만 이에 반해 금은 이와 관계없이 가치가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금값이 바닥을 모르고 계속 추락하면서 금선물 가격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보도국 한지이 기자와 함께 금값의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요즘 금값이 심상치 않습니다. 금값 하락 원인이 뭔가요?
[기자]
금값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원인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꼽을 수 있는데요.
지난 9월만 해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값이 살짝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연말에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값이 하락세로 접어든 겁니다.
지난 1934년에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이 금값을 트로이온스당 20.67달러에서 35달러로 올렸을때 달러가치가 40% 폭락했을 정도로 금과 달러는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게 될 경우 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죠.
미국의 기준금리인상 여부도 금값에 영향을 주지만, 블룸버그통신은 금값 하락원인으로 인도 사탕수수 농가를 꼽았습니다.
인도는 중국과 1,2위를 다투는 금 수입국으로 알려졌는데요. 인도 농가들의 금 수요를 줄이면서 국제 금값 하락을 조장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인도 농가의 금 구매량은 인도 국내 금 수요에서 60%를 차지할 만큼 큽니다. 그런데 6년 만에 이례적인 가뭄 현상을 겪으면서 농가의 수입이 크게 떨어진 원인이 주효했습니다. 이중 인도 서부의 금 수입은 지난 10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7%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금 딜러들이 수 십년 만에 큰 폭의 금 가격 할인에 나섰고, 이 같은 폭탄할인이 국제 금값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꼽았습니다.
[앵커]
금을 바라보는 시각이 두 개로 나뉠 것 같아요. 한쪽은 금 값이 떨어졌으니 이때가 매수 타이밍이다고 하는 쪽이 있을테고, 한쪽은 금값이 더 떨어질수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는 쪽이 있을텐데, 금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금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 논란이 꽤 많은 상황이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값이 5년 만에 최저치라고 하는데 관심을 안 둘 수도 없고 고민이 꽤 많이 드는데요.
매수 적기라는 주장도 일부 있긴 하지만, 일단 장기적으로 금값의 상승을 점치는 전문가의 수는 적습니다.
미국의 대표 투자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는 다소 충격적인 의견을 내놨는데요. 글로벌 경제의 악조건이 심해질 경우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깨고 800달러 이하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겁니다.
모건스탠리는 최악의 글로벌 경제상황은 중국증시가 재조정에 들어가거나, 미국의 금리인상, 또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한꺼번에 매도하는 것 등을 꼽았습니다.
국내 증권사들도 금값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각이 좀 더 우세한 편입니다. 대신증권은 최근 2년 동안 금 값이 높게 평가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고요.
하나투자금융도 금에 투자하려면 3년 이상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배분 차원으로 분할 매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달러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이 대체통화로서의 투자매력은 떨어진다고 분석한 쪽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앵커]
금값이 싸지면서 금을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아무래도 가격이 쌀 때 금을 사두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탓인지 금시장 움직임은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이번달 들어서 금 거래량은 7거래일 만에 지난달 전체 거래량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금값이 가장 최고점을 찍었을 때가 지난 2011년입니다. 그때 당시에는 돌반지 한돈이 30만원까지 치솟았었는데, 해를 거듭할 수록 금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지금은 돌반지 한돈에 18만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돌반지 판매도 다시 늘어나고, 또 1g짜리 미니 골드 카드도 선물용으로 잘 팔리고 있습니다.
또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후 대비 투자 수단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도 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 같은 실물자산의 경우, 물가 변동을 반영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인데요. 물가가 오를 경우에는 현금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금은 물가와 비례에서 가치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장기 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하기 제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금거래소가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개인의 금 매수 규모를 조사해본 결과, 3달 동안 개인이 사들인 금의 양이 442kg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38%나 급등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금값이 지금 계속 저점을 유지하고 있다 보니 분명히 수요층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보도국 한지이기자와 함께 금값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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