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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학용·산업용 내외장 보호필름을 생산하는 LG협력사인 세일하이텍은 신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2년 이후 매출이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올 2월 LG와 충청북도가 운영하는 충북혁신센터의 특허 개방 정책에 따라 LG화학으로부터 점착소재 물질제조기술 특허를 무상 이전 받으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세일하이텍은 LG화학으로부터 이전 받은 특허와 자신들이 보유한 생산능력을 결합해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더욱 향상된 2차전지 핵심소재인 '스웰링(swelling) 테이프'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연간 15억원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2. 스타트업 안드로메다는 기존에 공개된 특허와 아이디어를 섞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 업체다. 안드로메다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SK텔레콤의 링백톤(통화대기 시간동안 광고를 송출하는 서비스)관련 특허 9건과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LG전자의 링백톤 관련 특허 4건을 이전 받은 뒤 이를 활용해 '애드링'서비스를 개발했다. 애드링은 광고 보상앱(리워드앱)이다.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면 5초 동안 음성 광고가 나오는데 이를 들어준 횟수만큼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이 적립금은 통신비 할인에 쓰거나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도 있다. 국내 통신비가 비싼 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애드링은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이 기존에 보유하던 회사 특허를 개방한 뒤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은 자사의 신기술이나 특허를 독점하지 않고 중소기업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해 중소업체가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돼 주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삼성과 LG, SK 등 8대 대기업이 창조경제혁신센터(충북, 대구, 대전, 광주, 경남, 울산)나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약 10만여 건의 특허를 개방하고 있다. 이 중 무상으로 개방한 것은 1만3,000건에 이른다. 이를 통해 지난달 말까지 53개 중소기업에 274건의 특허가 무상으로 이전됐다.
이전까지 국내는 해외에 비해 특허 개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 아니었다. 애써 공들여 개발한 특허를 개방할 경우 기술 유출의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허를 유지하고 갱신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특허를 개방하고 있다.
정부는 대기업이 특허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개방해 중소기업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선 개방특허에 대한 수요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각 창조경제혁신센터 웹사이트 등에 분산돼 있던 특허정보를 '지재권 거래정보시스템(IP-Market)'으로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이 이전보다 개방 특허를 쉽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개방특허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도록 IP-Market에 구축된 개방특허 데이터베이스와 특허기술 수요 등을 민간 기술거래기관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를 개방한 기업에 인센티브도 적극 부여하고 있다. 11월부터 기업이 특허를 개방해 무상실시(특허권자가 제3자에 특허발명을 허락하는 권리)를 허락하면 특허권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특허청에 납부하는 수수료인 특허료를 50% 감면해 주고, 무상양도할 경우 건당 30만원 상당의 지식재산포인트를 제공한다. 지식재산포인트는 특허 수수료 납부에 현금처럼 쓸 수 있다. 개방특허를 도입한 중소기업에도 특허·연구개발 전략 컨설팅, 이전기술개발사업 등을 연계 지원한다. /한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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