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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최근 해외 지점 200호점을 개점한 우리은행에 대해 "이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가 기업 가치를 높이고 조속한 민영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200호점에 이어 내년 300호점, 2020년 500호점 오픈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임 위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은행 글로벌 네트워크 200호점 기념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리은행 민영화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꼽았다. 현재 정부는 우리은행의 경영권 지분 매각뿐 아니라 지분을 4~10%씩 쪼개 파는 과점 주주 방식도 병행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중동 국부펀드, 미국 교포은행 등이 관심을 보이고는 있지만 뚜렷한 매각 성사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각국의 은행을 인수합병(M&A)하거나 현지 맞춤식 금융 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추가적으로 확대할 경우 우리은행의 투자 가치가 높아지면서 매수 희망자들이 더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우리은행은 1968년 11월 국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국외 점포인 일본 도쿄지점을 개설한 이래 48년 만에 미얀마에 우리파이낸스미얀마를 열면서 아시아·북미·유럽뿐만 아니라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까지 전세계 23개국에 걸쳐 200호점을 거느리게 됐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내년 한 해 동안 해외에 100개점을 더 확보해 300호점 시대를 열고 2020년까지 500호점을 오픈해 '아시아 톱10, 글로벌 톱50' 은행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 베트남·인도·필리핀·캄보디아 등 동남아 주요 지역에서 법인 신설, M&A를 통해 네트워크 확대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회사들도 저성장·저금리의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간 보여줬던 구색 맞추기 식 해외 진출이 아니라 현지 기업 대상 영업 강화, 글로벌 역량 강화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실질적인 수익이 창출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나가달라고 금융회사들에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활성화는 금융개혁의 일환"이라며 "정부도 국내 금융회사들과 현지 금융당국의 소통 강화를 돕기 위해 금융 세일즈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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