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1.5조 손실 '어닝쇼크'

중동 사업 부실화에 대규모 적자

삼성엔지니어링이 3·4분기에 1조5,000억원이 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함께 본사사옥 매각 등 자구계획을 추진한다.

삼성이 다시 한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건설업계에는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수주에서 발생한 해외사업 부실화 망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2일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해 3·4분기 영업손실 1조5,127억원, 당기순손실 1조3,34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8,56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1.2% 감소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진행해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플랜트 프로젝트들의 공기 지연, 추가 공사 발생에 따른 손실이 이번 분기 회계에 반영되며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대형 프로젝트 경험 부족에 따른 원가 차질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시장환경 악화, 이라크 이슬람국가(IS) 사태 등 예상치 못한 환경변화로 대규모 손실을 내게 됐다"며 "앞으로 유상증자와 사옥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손실은 지난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도 해외 부실로 연간 1조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이번 손실로 삼성엔지니어링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9,500억원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회사 측에서는 현금성 자산 1조원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내년 3월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장부가 3,500억원 규모의 상일동 본사사옥을 매각할 예정이다. 또 사업부 축소 등에 따라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혜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