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상반기 중에는 코스닥시장에서 성장주를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반기 들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와 위안화 평가절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기억에 남는 이슈다. 12월에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회의가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것이다. 무엇보다 오는 15~16일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례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제로 금리'를 유지했던 미국의 정책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금리를 인상하려고 움직이지만 유럽과 중국은 통화완화 정책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04년 6월의 경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당시 유럽은 금리를 동결했고 중국은 미국보다 앞선 4월에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로 인해 고전했다.
그러나 2004년 3·4분기에 국내 주식시장은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당시 신흥시장에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 달러 가치는 약세로 전환했고 국제유가를 중심으로 한 원자재 가격도 반등했다는 점이 주식시장 회복을 이끈 변수다.
현시점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경제성장률이 과거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국내 기업의 매출 성장세도 수출부진 등의 요인으로 크게 꺾였다. 다만 중국은 경기둔화를 방어하기 위해서 이달 중순께 열릴 경제공작회의에서 목표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대신에 재정지출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성장부진에 대한 우려가 재정지출 확대에 대한 기대로 바뀔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 것을 계기로 중국이 공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할 수도 있다. 중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 내 두 번 정도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시행해 경기부양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도 내년 7월의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1·4분기에 추가적인 양적완화 실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국 통화 정책의 차별화는 내년 상반기에 점차 부각되면서 유동성은 높아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물론 미국 FOMC 회의 결과가 중요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나타날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은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연말에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하면서 내년 시장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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