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권시장에서 유아용품 기업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중국이 조만간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접고 두 자녀를 허용하면 기저귀·분유·의류·가습기 등의 중국 특수가 가능하리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진 때문이다. 산아제한규제가 풀리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간 600만명의 신생아가 출생할 것이라는 중국사회과학원의 진단도 나와 있다. 이대로면 5년 만에 3,000만명의 영·유아 시장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중국 소비재 시장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중국 소비재 시장의 중요성은 중국 소비자의 해외 상품 수요가 늘고 '차이나 인사이드'를 통해 가공무역을 억제하고 있는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은 지난 2000년 64.4%에서 2013년 49.7%로 크게 줄었다. 반면 중국의 소비재 수입 규모는 1,576억달러(2014년 기준)로 전년 대비 15.2% 증가했다. 중국의 소비재 수입 비중도 2002년 4.5%에서 2014년에는 8%로 상승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시장점유율은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중국의 소비재 수입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2007년 6.0%에서 2014년 4.5%로 줄었다. 1위 품목 개수는 59개에서 43개로 쪼그라들었다. 독일·이탈리아·뉴질랜드·영국 등이 같은 기간 적게는 2%포인트, 많게는 5%포인트 점유율을 끌어올린 것과 대비된다. 중간재 수출이 여전히 우리 대중 수출의 70%나 되는 등 중국의 소비재 시장 확대 및 수요 고급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혜선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공급 측면에서 기술 주도형 성장, 수요 측면에서 소비 주도형 성장, 산업 측면에서는 서비스업 주도형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단순 고급화 전략보다는 선진국과 차별화된 아시아 문화의 특색을 살린 고급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중국 시장에서 경쟁국과 시장점유율 격차가 10%포인트 이내에 있는 품목 중 상당수가 10년 내에 관세가 철폐된다"면서 "소비재 시장 공략을 위해 한중 FTA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쇼핑 성장세가 가파른 점도 유념할 대목이다. 중국의 온라인쇼핑 거래 규모는 2조7,898억위안(약 493조원, 2014년 말 기준)에 이르는데 전년보다 무려 47.4% 성장한 것이다. 3년 전인 2011년보다는 시장 규모가 3.5배나 커졌다. 이와 관련, 중국 상무부는 글로벌 온라인마켓에 의한 수출입 규모는 매년 30% 이상 성장해 내년에는 6조5,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봤다. 중국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만도 대중국 수출이 1,020억달러(9월 말 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우리 입장에서는 온라인 활용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김성애 KOTRA 베이징 무역관은 "플랫폼으로 작용하는 글로벌 온라인마켓을 선점하는 게 중국 시장 공략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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