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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49위 CJ제일제당

<strong>식품·물류 사업에서 고공행진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5년 11월호 커버스토리 ‘포춘코리아 한국 500대 기업’ 하위 콘텐츠로 실린 기사입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49위, 식료품 분야 1위로 전년도와 각 분야의 등수가 같다. 등수로는 차이가 없지만 CJ제일제당은 지난 1년 동안에도 높은 실적 성장세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 성장률은 무려 67.9%에 달했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2009년 1회 조사 이후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포춘코리아 500에서 CJ제일제당은 2011년과 올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순위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1년은 2010년의 80위에서 다섯 계단 미끄러진 85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전년과 동일한 49위를 기록했다. 1회 조사에서 CJ제일제당의 순위가 88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39계단이나 뛴 그간의 순위 변화는 같은 기간 CJ제일제당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압축적으로 잘 보여준다.

올해 순위가 지난해와 동일하다고는 하나 속살을 들여다보면, 올해 포춘 500대 기업에 속한 CJ제일제당이 전년의 CJ제일제당보다 질적인 면에서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평가의 기준이 된 2013년도 CJ제일제당의 실적이 10조 8,477억 원 매출에 3,455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비해, 올해 평가의 기준이 된 2014년도 CJ제일제당의 실적은 11조 7,018억 원 매출에 5,799억 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은 7.9%, 영업이익은 67.9%나 성장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기업의 주된 사업 활동으로 발생한 이익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유난히 높았던 영업이익 성장률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CJ제일제당의 주력 사업이 식료품 제조업임을 고려하면 최근 CJ제일제당이 보여주고 있는 높은 실적 성장세는 의아하기까지 하다. 식료품 업종은 소비심리의 영향을 특히 많이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오히려 식료품 사업 부문에서 선전하며 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게다가 2011년 인수한 자회사 CJ대한통운까지 매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최근 CJ제일제당의 실적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단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CJ제일제당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가공식품 사업 시장지배력 강화

CJ제일제당은 식품, 물류, 생명공학 등 세 가지 부문으로 주요 사업이 구성돼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각 사업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각각 32.49%, 36.89%, 30.62%였다.

세 사업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식품 부문이다. 식품 사업은 CJ제일제당이 창립 때부터 영위해온, 기업의 모태가 된 사업부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1953년 식품 기업으로 창업한 CJ제일제당은 초기 제당·제분 제조 사업에서 쌓은 발효 정제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식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1964년에는 조미료 사업에까지 뛰어들었는데, 이때 개발한 화학조미료 ‘다시다’로 공전의 히트를 해 현재의 기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조미료에 이어 가공식품, 건강식품 등으로 식품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장하며 현재는 국내 최고의 종합식품 회사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최근 CJ제일제당은 기존의 일반적인 즉석·가공식품에서 한국 음식을 소재로 한 다양한 제품들로 눈을 돌려 식품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았다. 즉석밥 시대를 연 햇반의 경우 오곡밥, 흑미밥, 영양밥, 발아 현미밥 등을 연이어 출시하며 화제가 됐고, 해찬들, 다담 등의 전통 장류 브랜드는 해외에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시작하면서 한식의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요리 방송들이 큰 인기를 끌면서 CJ제일제당의 식품 사업 부문도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내고 있다. 요리 방송 덕분에 가정용 식자재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는 계속된 소비심리 부진으로 2013년 적자 제품을 구조조정하는 등 큰 몸살을 앓았으나 지난해부터는 가파른 성장을 재개했다. 특히 식품 사업부 중에서도 가공식품 사업부는 올해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의 평가 대상이 된 지난해 실적에서 매출성장률 3.9%, 영업이익증가율 54.8%를 기록하며 CJ제일제당의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내년 포춘코리아 500대 기업의 평가 대상이 될 올해 실적에서도 가공식품 사업부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장류와 조미료 등의 주력 제품 시장 점유율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데다 비비고, 연어캔, 푸딩 등의 새로운 식품 브랜드들까지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CJ제일제당의 조미료와 연어캔, 즉석밥 등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75%, 60%, 60%를 넘어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멕시코 대형마트에서 CJ제일제당의 즉석밥 상품인 햇반을 파는 모습. CJ제일제당은 다양한 가공식품을 해외에 수출함으로써 한식 세계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 CJ대한통운 시너지 효과까지

CJ제일제당의 물류 사업 부문은 2011년 CJ그룹에 편입된 CJ대한통운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물류 사업 부문 매출은 4조 3,360억 원이었다.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액 11조 7,018억 원 가운데 37%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는 CJ제일제당의 개별 사업 부문에서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이다. 매년 높은 매출 성장을 거듭한 결과 어느새 CJ대한통운이 CJ제일제당의 핵심 자회사로 자리 잡은 셈이다.

국내에서는 물류가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사업이지만, CJ대한통운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함으로써 CJ제일제당의 성장에 큰 보탬이 됐다. CJ대한통운 역시 CJ그룹에 편입되면서 CJ그룹에서 나오는 물량을 도맡아 처리해 큰 성장을 이뤘기에 둘의 결합은 서로에게 윈윈이 됐다. CJ그룹에 막 인수됐던 2011년 2조 5,878억 원이었던 CJ대한통운의 연간 매출액은 인수 이듬해인 2012년 2조 6,275억 원을 기록하더니 2013년 3조 7,950억 원에 이어 지난해 4조 원대에 이르기까지 매년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왔다.

CJ대한통운은 이후로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 인수한 현지 물류기업 롱칭물류의 실적이 2016년부터 합산되는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롱칭물류를 인수한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이 가지고 있는 높은 물류 노하우는 중국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의 높은 성장세도 CJ대한통운의 앞날을 밝게 만든다.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는 덕분에 택배시장 역시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이 국내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택배시장의 성장은 CJ대한통운의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소셜커머스 업체의 자체 배송 등 새로운 시장 환경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결국은 CJ대한통운이 원가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점유율을 차츰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생명공학 사업 3대 축 성장

CJ제일제당의 생명공학 사업은 생명과학 부문과 생물자원 부문으로 나뉜다.

생명과학 부문은 흔히 말하는 바이오 사업을 이야기한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 부문은 1964년 조미료 공장이었던 김포공장을 바이오 공장으로 일부 전환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 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1988년 가축 사료에 쓰이는 성장 촉진제인 ‘라이신’ 제품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면서 지금의 해외사업 토대를 마련했다. 1997년 인도네시아 좀방 지역의 핵산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꾸준히 해외생산 기지를 늘려 현재는 중국, 브라질 등에도 현지 생산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생물자원 부문은 사료 사업을 말한다. CJ제일제당은 1973년 부산공장에서 첫 사료 제품을 출시한 이래 뛰어난 사료 제품과 사료 공급 기술로 한국 축산업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1996년에는 인도네시아 사료시장에 진출하면서 첫 해외시장 진출을 이뤘으며 이후 해외 생산기지도 꾸준히 늘려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생명공학 사업 부문은 최근 전체 매출의 30%대까지 매출 비중이 올라오면서 CJ제일제당의 3대 사업 부문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지난해 매출은 3조 5,290억 원으로 전년 3조 4,430억 원과 비교하면 2.5% 성장에 그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생산품의 판매가가 하락하는 등 외부 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의 생명공학 사업 부문 역시 올해 4분기 이후부터는 다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말한다. “지금도 상품 초과 공급과 이로 인한 판매 가격 약세가 우려되고 있긴 하나, CJ제일제당은 원가율 개선과 생산량 조절로 이 같은 시장환경에 충분히 대응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신규 의약품(메치오닌) 사업 진출로 CJ제일제당의 투자 효율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커 향후 CJ제일제당의 생명공학 사업 부문도 차차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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