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돌이를 만난 건 10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피돌이, 혼다의 스쿠터 PCX 말입니다. 모터사이클에 이런 애칭이 있다는 건 그만큼 많이 탄단 얘기겠죠.
두유바이크 3회에서 혼다의 다른 스쿠터인 SCR(아직 못 보셨다면 클릭)로 신세계를 영접한지라, PCX에 대한 기대감도 컸습니다. SCR은 110cc, PCX는 125cc입니다. SCR이 사업용 모터사이클 시장을 겨클릭냥해 만든 모델이라면, PCX는 도심 출퇴근 등 일반 라이더들을 위한 차입니다. PCX라는 이름부터 알고 보면 ‘퍼스널 컴포트 스쿠터(Personal Comfort Scooter)’라는 뜻이라죠.
왠지 캐주얼한 복장으로 PCX를 타고 칼퇴근하면서 한껏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떠오릅니다. 그런 감성(!)으로 한 번 PCX에 앉아봅니다.
이리저리 PCX의 디자인을 살펴봅니다. 날씨 좋은 가을날 선릉 주차장입니다.
출퇴근 때도 타고 장 보러 갈 때도 타려면 수납 공간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시트 밑 수납공간을 확인해봅니다.
헬멧 수납 사진을 깜빡(…)하긴 했지만, 확실히 넓습니다. 오픈페이스 헬멧뿐만 아니라 풀페이스 헬멧도 들어갈 만한 사이즈입니다.
울프클래식에는 없는 시계!!!!가 있습니다. 부럽습니다…3X년을 살았는데 저런 시계가 다 부럽다니 말입니다;;
번쩍 들고가지만 않는다면 도난도 걱정 없는 오토 키 셔터 기능은 당연히 갖춰져 있고, 여타 혼다 바이크에 적용된 아이들링 스탑 기능도 있습니다. 신호 대기 때 자동으로 시동이 꺼져서 왠지 망중한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시 스로틀만 감으면 즉각 재출발! 재출발 때 얼마나 시동이 금방, 부드럽게 걸리는지는 SCR 시승기에서도 적은 바 있었죠.
사실 사륜차만 해도 아직까진 어지간한 차의 어지간한 트림에는 이 기능(제조사에 따라 스탑앤 고 등 여러가지 명칭으로 불리죠)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비싸서 그런 걸까요? 반면 혼다 모터사이클은 대부분의 기종에 아이들링 스탑 기능이 적용돼 있어 개인적으로는 호화스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PCX 로고도 한번 찍어봤습니다. 사진 속 차체가 어찌 보면 진주색처럼 나왔는데, 정말 저런 색깔의 모델도 출시되면 좋겠습니다. 예쁠 것 같아요.
선릉 주차장에서 강북으로 향해 봅니다. 선릉을 산책하는 것도 좋지만, 이날은 주차장에서 사진만 찍고 나왔네요.
한 시간 동안 도심을 달려 다다른 이곳은…삼청동입니다.
PCX를 타 보니 확실히 SCR보다 더 힘이 좋습니다. 시내에서 가속하면서 답답하단 느낌을 못 받았습니다. 시험해 볼 길은 없었지만, 최고 속도도 시속 110㎞까지 나온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움직임은 가벼웠습니다.
시트의 푹신함은 SCR이 최고입니다만, PCX 역시 훌륭했습니다. 팔과 다리도 편하게(?) 걸쳐 둔 채 손목을 까딱하는 것만으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PCX의 연비는 ℓ당 54.1㎞입니다. 대략 1리터만 넣어도 신촌에서 인천공항 편도 주행이 가능한 정도네요. 실제 타는 분들에 따르면 실연비도 40㎞/ℓ 정도는 나온다고 합니다.
혼다코리아는 2014년 5월 출시된 ‘올 뉴 PCX’를 그 해 5,138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5,272대 팔았습니다. 한 해에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륜차를 다 합쳐서 10만대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PCX 한 모델만 대략 5%나 차지하는 셈입니다.
더 오래 타다 보면 단점도, 혹은 또 다른 장점도 눈에 띄겠지만, 이렇게 많은 라이더들이 PCX를 택한 데는 이유가 있겠죠. 출퇴근 라이딩의 여유를 즐기고픈 직장인들도 더 많이 가담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삼청동 정독도서관에서 찍은 사진 한 장 덧붙여 봅니다. 사진은 참 못 찍었지만 담긴 풍경은 푸근하기 그지없…다고 칭찬 좀 남겨주세요.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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