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파주시 등에 따르면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9일 파주시가 개최한 ‘인삼건강마라톤대회’에 참석해 대회 축사를 하면서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즐기는 운동이 새마을운동이라고 소개해 대회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마라톤대회는 파주시가 인삼 소비 촉진과 인삼 산업 활성화를 비롯해 고려인삼과 파주·개성 인삼 축제의 홍보를 위해 개최한 행사다.
건강관리를 위해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3,000여명의 시민들은 대회 취지와 전혀 상관없는 발언인데다 새마을운동 주관부서도 아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마라톤대회까지 와서 홍보성 축사로 대회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지 모르겠다며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새마을운동을 소개할 정도로 정부 차원의 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이라, 이 장관이 청와대 눈치를 보고 많은 시민들이 모임 마라톤대회에서 공개적으로 새마을운동을 홍보하며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켜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게다가 농림축산식품부와의 공동 개최를 추진한 파주시 이재홍 시장 역시 이 장관의 발언에 장단을 맞추며 자신도 건강관리를 위해 즐기는 운동이 새마을운동이라며 거들어 참석자들로부터 더욱 빈축을 샀다는 후문이다.
이 장관은 대회 축사와 함께 마라톤 대회 시작을 알리는 격려 발언까지 두 차례에 걸쳐 건강관리 위해 즐기는 운동이 새마을운동이라고 반복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회 운영관계자는 “인삼의 다양한 효능을 알리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마라톤 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대회와 전혀 상관없는 정부정책 홍보성 발언을 해 다소 놀랐다”며 “마라톤 종료 이후 다수의 참석자들이 운동을 통해 가족간의 화목을 다지기 위한 자리에 정부정책을 홍보하는 발언으로 왜 대회 열기에 찬물을 끼얹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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