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는 최근 중형세단 'K5' 디젤과 관련된 2분 길이의 코믹한 영상 2편을 제작해 온라인 동영상 제공 사이트 유튜브로 공개했다. 기존 TV 광고가 제품의 디자인이나 성능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드라마처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비자가 광고라는 느낌 없이 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ℓ당 16.8㎞의 고연비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추가 주유 없이 갈 수 있다고 소개한다. 디젤차지만 진동이나 실내 소음이 적다는 점은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며 일어난 일로 풀어냈다. 특히 기아차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주인공을 모델로 써 K5의 주 고객층인 20~40대 젊은 층과의 교감에 나섰다. 2개 영상은 게시된 지 9일 만에 100만클릭(각각 58만, 52만)을 돌파했다. 게시물의 댓글에는 "영상 기획이 참신하다"는 호평이 많다. 기아차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동영상 사이트를 통한 홍보 효과가 매우 큰 편"이라며 "100만클릭이 넘어설 만큼 반응이 폭발적일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들이 바이럴(viral·입소문) 마케팅에 푹 빠졌다.
노골적인 광고가 아니라 차량 성능을 소개하는 기발한 영상을 제작,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되도록 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SNS 사용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15초 내외의 짧은 TV 광고보다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초 출시를 앞둔 준대형세단 '탈리스만'의 바이럴 영상 '당신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요'를 온라인에 먼저 공개했다. 유럽에서 이미 판매 중인 탈리스만의 중후한 외관은 물론 8인치 풀컬러 터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실내 모습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네티즌들이 탈리스만 사진이나 기사에 달았던 댓글을 영상 중간중간에 소개해 차량의 특징을 전달하고 있다. 이 영상은 게시한 지 7일 만에 30만클릭을 돌파했다.
바이럴 영상의 인기는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신형 아반떼'가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아반떼 광고에 연예인 모델을 쓰는 대신 연비, 충돌안전, 주행감성, 부식 내구성, 엔진 변속기 등 총 5편의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먼저 공개했다. 특히 연비 편 영상의 조회 수는 56만건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아반떼는 지난달에만 1만대 이상 판매됐다.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차가 실향민을 위해 차를 타고 북한의 고향 동네를 달리는 간접경험을 전해준 '고잉홈' 동영상은 6일 만에 495만클릭을 기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과거 자동차 광고는 유명 모델을 써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점점 다양해지는 고객들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럴 마케팅 등 다양한 전략을 쓰는 모습"이라며 "고객과 소통하고 교감한다는 측면에서는 짧고 인상적인 TV 광고보다는 바이럴 영상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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