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硏의 고해, “낙관적 성장률 전망 내다 일본 꼴 날 짝”
입력2015-11-17 11:30:23
수정
2015.11.17 19:31:11
김상훈 기자
2011~2014년 평균 성장률 오차 0.7%p
국내 대표 민간 싱크탱크인 LG경제연구원이 그동안의 낙관적 경제전망에 대한 고해성사를 했다. 성장률 전망치와 실적치의 차이가 0.7%포인트에 달한다는 뼈아픈 자기고백과 함께, 이 같은 낙관전 전망이 잘못된 정책대응을 낳아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낙관적 경제전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LG경제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등 국내 5개 연구기관의 2011~2014년 평균 성장률 전망치(3.7%)가 실적치인 3.0%보다 0.7%포인트가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설비투자의 상향오차가 가장 심했다. 5개 기관의 2011~2014년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5.7%였지만 실제 기업의 투자는 연평균 1.5% 투자를 늘리는 데 그쳤다. 민간소비도 상향오차가 1.3%포인트에 달했고, 통관수출도 전망치가 실적치에 비해 2.6%포인트가 높았다.
연구원은 이 같은 연구기관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경향이 2011년 이후 뚜렷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5개 전망기관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치를 비교해보면 2000년대에는 상향오차와 하향오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2011년 이후에는 성장률을 낙관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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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의 각 기관이 경제의 구조적인 변화를 과소평가해서 이 같은 상향오차가 지속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기관의 교역신장률에 대한 낙관이 각 연구기관의 낙관적인 전망의 원인 됐고, 이로 인해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인 우리나라의 타격이 가장 컸다는 분석이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경제의 성장 저하현상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이라면 우리나라 역시 잠재적인 성장능력이 한 단계 낮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우리나라는 특히 생산성과 자본 부문의 성장기여도 저하 현상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낙관적 전망으로 인해 잘못된 정책대응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낙관적 전망으로 인해 장기침체기로 접어든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이후 고이즈미 정부의 개혁시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실적치보다 1%포인트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우리도 경제 전체의 구조가 바뀌었다는 걸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지만 경제 전망에 반영은 하지 않아 왔다”며 “과거 우리나라의 고성장을 가져왔던 흐름이 다지 재현되기 어려워진 만큼, 고성장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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