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신동빈 롯데 회장)이 한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에서 (내가) 힘들게 번 돈을 싼 이자로 받아 손쉽게 회사 덩치를 키운 덕분입니다. 동생이 나의 능력을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동생 측의 주장일 뿐입니다. 도리어 능력이 떨어지는 건 동생입니다."
인터뷰 내내 수줍고 얌전한 표정이었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중국 부실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고 동생이 중국 사업 등에서 생긴 부실을 감추기 위해 쿠데타(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해고)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과 타협(한국은 동생이, 일본은 자신이 경영)을 원한다"면서도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일본 광윤사 지분을 나눌 때 이미 승계를 한 것이고 나를 후계자로 삼은 것이다. 다만 아버지가 원점으로 돌아가 후계를 다시 정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살아 계신 동안은 분명 아버지가 총괄회장을 해야 한다. (추후) 동생이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되고 그 아래에서 일본 롯데만을 맡는 상황 또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신동빈 회장과의 타협이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여러 차례 타협제의했지만 동생 "끝까지 싸우자" 거절
신동주 전 부회장은 "내가 원하는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회사를 지휘하고 한국은 동생 신동주 회장이, 일본은 자신이 경영하는 과거(지난해 12월 이전)로 상황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몇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사태가 발발한 후인 지난 7월부터 두 달 동안 동생에게 여러 차례 타협을 하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내가 이기든 형이 이기든 둘 중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자'고 하더군요. 동생은 끝까지 이 타협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이 평가절하된 것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인 임원인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나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라며 "아버지한테 내 사소한 실수를 계속해서 부풀려 전달해 오해가 생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방치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억울함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
"아버지가 준 역할이 일본 롯데를 이끄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동생이 오랜 시간 임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동안 지금과 같은 일을 벌일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종업원지주회사가 신격호 총괄회장을 지지했다가 의견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신동빈 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종업원지주회사 이사장을 하루 사이에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해 아버지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며 "당시 이사들이 (신동빈 회장 측) 임원들 해임안에 동의한 문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부실 감추려고 쿠데타… 동생 정보 많이 들어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직설적이면서도 매우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하향 평가했다.
"동생이 사업으로 돈을 벌어들인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에서 (제가) 벌어들인 자금을 싼 금리로 한국에 보내주면 그것으로 손쉽게 한국에서 사업을 했습니다. 이자가 싼 돈을 갖고 인수합병(M&A)으로 기업 규모를 키웠을 뿐입니다. 국내에서 진행한 여러 사업이나 본인이 직접 진두지휘한 중국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없습니다. 아버지가 반대했던 중국 사업은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아버지와 나를 모두 자리에 내친 것은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매우 위험요소가 많았다. 그런데 왜 그런 위험 부담을 감행했을까 생각해보면 혹시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뭔가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자신의 약점을 숨겨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는 얘기다.
"아마도 중국에서의 부실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7~8년 전부터 중국 내 백화점이나 마트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개발에 손을 댔는데 미분양이 엄청났습니다."
그는 "동생과 다툼이 있고 상황이 시끄러워지자 내부에서 여러 정보가 들어온다"며 "중국뿐 아니고 일본에서도 몇 건의 내부정보를 받았으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사내손실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日서 힘들게 번 돈 저리 송금 동생은 그 돈으로 사업 확장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다시 한 번 답답함을 얘기했다.
"(능력 부족 얘기는) 동생 측에서 일방적으로 흘린 내용입니다. 정말이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일하며 1년에 스무 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녔습니다. 국내 출장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다녔습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일본 내 판매와 해외수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일본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돈은 2~3%의 싼 금리로 한국에 송금했습니다. 일본에서 벌어서 한국에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98년 IMF 당시 일본 롯데가 한국에 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것이 한국에서 롯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라면서 "당시 10위권 밖에 있던 롯데가 5위로 올라섰는데 동생은 아직도 5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 15%에 달하는 고금리로 다른 기업이 고전하는 사이 일본에서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버지와 형을 밀어내고 롯데를 차지하려고 나선 게 신동빈 회장의 본모습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를 건강 이상으로 몰았고 나는 무능력한 경영인으로 만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아버지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지진 이후 일본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동생 측이 일본에서 벌어진 일을 왜곡해 전달하면서 나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동생과 쓰쿠다·고바야시가 힘을 합쳐 올 1월 저를 밀어낸 후 7월에는 아버지를 경영 일선에서 몰아낸 것입니다. "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28일 예정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 심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 이외의 부실이 담겨 있을 경우 기업공개(IPO)를 앞둔 신동빈 회장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롯데쇼핑이 주도한 중국 사업의 잠재부실 가능성을 연이어 거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사를 꾸준히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이 육성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은 장남이라고 발언한 동영상이 일본에까지 전달돼 종업원지주회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며 "조만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배하는 광윤사(28.1%)다. 27.8%를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사의 마음만 돌리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할 수 있고 한국과 일본 전체의 그룹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제가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총괄경영권을 되찾은 뒤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경영하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회사 경영을 할 수 없을 경우 최종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단 회사를 원상복구시키고 아버지에게 경영능력을 재평가받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게 될 경우 동생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인정한 후계자는 자신임을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내가 후계자라고 써준 문서가 나에게 있다"며 "아버지가 다시 롯데그룹의 경영 총괄에 복귀해 나와 동생 중 능력이 있는 쪽으로 후계자를 최종 결정해야 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건강 양호해… 건강검진은 아들의 의무
최근 아버지를 이끌고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들로서 아버지를 새롭게 모시게 됐으니 건강부터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피검사를 하려는 의료진에게 "전쟁이 끝난 1945년 이후 70년 동안 감기 한 번 걸려본 적이 없다"며 "피를 뽑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의 건강을 자신했다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해임에 대해서는 "당시 병원을 가기 위해 롯데호텔 34층에서 1층으로 이동해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비서실장이 전혀 상황을 캐치하지 못했다"며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장시간 진행된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 우리말 대신 일본어를 구사하는 모습이 언론에 비쳐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영어를 택한 것으로 보였다. 통역은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맡았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인터뷰 내내 수줍고 얌전한 표정이었지만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입장은 단호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중국 부실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고 동생이 중국 사업 등에서 생긴 부실을 감추기 위해 쿠데타(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해고)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과 타협(한국은 동생이, 일본은 자신이 경영)을 원한다"면서도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일본 광윤사 지분을 나눌 때 이미 승계를 한 것이고 나를 후계자로 삼은 것이다. 다만 아버지가 원점으로 돌아가 후계를 다시 정한다면 그것은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살아 계신 동안은 분명 아버지가 총괄회장을 해야 한다. (추후) 동생이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되고 그 아래에서 일본 롯데만을 맡는 상황 또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 신동빈 회장과의 타협이 쉽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여러 차례 타협제의했지만 동생 "끝까지 싸우자" 거절
신동주 전 부회장은 "내가 원하는 것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회사를 지휘하고 한국은 동생 신동주 회장이, 일본은 자신이 경영하는 과거(지난해 12월 이전)로 상황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몇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사태가 발발한 후인 지난 7월부터 두 달 동안 동생에게 여러 차례 타협을 하자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내가 이기든 형이 이기든 둘 중 한 명이 쓰러질 때까지 싸우자'고 하더군요. 동생은 끝까지 이 타협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이 평가절하된 것은 "신동빈 회장이 일본인 임원인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나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이라며 "아버지한테 내 사소한 실수를 계속해서 부풀려 전달해 오해가 생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때까지 방치된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억울함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
"아버지가 준 역할이 일본 롯데를 이끄는 것이었기 때문에 정말 일에만 몰두했습니다. 동생이 오랜 시간 임원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동안 지금과 같은 일을 벌일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종업원지주회사가 신격호 총괄회장을 지지했다가 의견을 바꾼 것에 대해서는 "신동빈 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종업원지주회사 이사장을 하루 사이에 교체하고 새로운 이사장을 선임해 아버지를 자리에서 물러나게 했다"며 "당시 이사들이 (신동빈 회장 측) 임원들 해임안에 동의한 문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부실 감추려고 쿠데타… 동생 정보 많이 들어와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직설적이면서도 매우 상세한 설명을 곁들여 하향 평가했다.
"동생이 사업으로 돈을 벌어들인 것은 거의 없습니다. 일본에서 (제가) 벌어들인 자금을 싼 금리로 한국에 보내주면 그것으로 손쉽게 한국에서 사업을 했습니다. 이자가 싼 돈을 갖고 인수합병(M&A)으로 기업 규모를 키웠을 뿐입니다. 국내에서 진행한 여러 사업이나 본인이 직접 진두지휘한 중국 사업에서 성과를 거둔 것은 없습니다. 아버지가 반대했던 중국 사업은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그러면서 "아버지와 나를 모두 자리에 내친 것은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매우 위험요소가 많았다. 그런데 왜 그런 위험 부담을 감행했을까 생각해보면 혹시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뭔가를 숨기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자신의 약점을 숨겨야 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이라는 얘기다.
"아마도 중국에서의 부실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생각합니다. 7~8년 전부터 중국 내 백화점이나 마트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부동산개발에 손을 댔는데 미분양이 엄청났습니다."
그는 "동생과 다툼이 있고 상황이 시끄러워지자 내부에서 여러 정보가 들어온다"며 "중국뿐 아니고 일본에서도 몇 건의 내부정보를 받았으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사내손실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日서 힘들게 번 돈 저리 송금 동생은 그 돈으로 사업 확장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능력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다시 한 번 답답함을 얘기했다.
"(능력 부족 얘기는) 동생 측에서 일방적으로 흘린 내용입니다. 정말이지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일하며 1년에 스무 차례 이상 해외출장을 다녔습니다. 국내 출장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다녔습니다.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일본 내 판매와 해외수출을 늘리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일본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돈은 2~3%의 싼 금리로 한국에 송금했습니다. 일본에서 벌어서 한국에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었습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98년 IMF 당시 일본 롯데가 한국에 4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한 것이 한국에서 롯데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라면서 "당시 10위권 밖에 있던 롯데가 5위로 올라섰는데 동생은 아직도 5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약 15%에 달하는 고금리로 다른 기업이 고전하는 사이 일본에서 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지만 아버지와 형을 밀어내고 롯데를 차지하려고 나선 게 신동빈 회장의 본모습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를 건강 이상으로 몰았고 나는 무능력한 경영인으로 만들었다"고도 주장했다.
"아버지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지진 이후 일본을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동생 측이 일본에서 벌어진 일을 왜곡해 전달하면서 나를 무능력한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동생과 쓰쿠다·고바야시가 힘을 합쳐 올 1월 저를 밀어낸 후 7월에는 아버지를 경영 일선에서 몰아낸 것입니다. "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오는 28일 예정된 롯데쇼핑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신청 심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 이외의 부실이 담겨 있을 경우 기업공개(IPO)를 앞둔 신동빈 회장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논리다. 롯데쇼핑이 주도한 중국 사업의 잠재부실 가능성을 연이어 거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갖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사를 꾸준히 설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최근 신격호 총괄회장이 육성으로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은 장남이라고 발언한 동영상이 일본에까지 전달돼 종업원지주회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며 "조만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배하는 광윤사(28.1%)다. 27.8%를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지주회사의 마음만 돌리면 일본 롯데홀딩스를 지배할 수 있고 한국과 일본 전체의 그룹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제가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총괄경영권을 되찾은 뒤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경영하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회사 경영을 할 수 없을 경우 최종적인 해결 방안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일단 회사를 원상복구시키고 아버지에게 경영능력을 재평가받겠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신동빈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게 될 경우 동생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인정한 후계자는 자신임을 강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내가 후계자라고 써준 문서가 나에게 있다"며 "아버지가 다시 롯데그룹의 경영 총괄에 복귀해 나와 동생 중 능력이 있는 쪽으로 후계자를 최종 결정해야 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버지 건강 양호해… 건강검진은 아들의 의무
최근 아버지를 이끌고 서울대병원을 방문해 건강검진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아들로서 아버지를 새롭게 모시게 됐으니 건강부터 챙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당시 피검사를 하려는 의료진에게 "전쟁이 끝난 1945년 이후 70년 동안 감기 한 번 걸려본 적이 없다"며 "피를 뽑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의 건강을 자신했다고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전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 해임에 대해서는 "당시 병원을 가기 위해 롯데호텔 34층에서 1층으로 이동해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비서실장이 전혀 상황을 캐치하지 못했다"며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장시간 진행된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됐다. 우리말 대신 일본어를 구사하는 모습이 언론에 비쳐지면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영어를 택한 것으로 보였다. 통역은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이 맡았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