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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반등 기회" 연초 2030선 예상… 실적 부진에 상승 탄력은 제한적

■ 국내 증시

"연준 정책 기조 명확해졌다" 9거래일만에 1970선 회복

中·신흥국 등 경기악화 여전… 박스권 내 상승으로 그칠 듯

유가 안정화 여부도 변수로



미국이 '제로금리'를 마감한 17일 국내 주식시장은 차분하게 반응했다. 그동안 시장을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이 금리 인상의 충격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의 '안도랠리'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신흥국 경기둔화와 기업 실적부진 등의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43%(8.56포인트) 오른 1,977.96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4일 이후 9거래일 만에 1,970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포인트 가까이 오른 1,987선까지 치솟으며 1,99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이틀 연속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기관투자가들이 1,8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면서 시장을 견인한 반면 개인은 1,803억원, 외국인은 6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2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을 이어갔지만 매도 규모는 눈에 띄게 줄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금액이 1,000억원 미만에 그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67%(10.84포인트) 오른 658.11을 기록하며 650선에 무난히 안착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 결정을 반등의 기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정책 기조가 명확해졌다는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연말과 연초까지 코스피는 2,03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의 반등 목표치는 기존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 경제둔화와 신흥국 경제악화 등 또 다른 악재들이 여전한 만큼 추세적 상승국면으로의 진입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둔화의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상승장을 이끌 마땅한 호재도 보이지 않는다"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이제 시작됐다는 점에서 과도한 낙관론보다는 박스권 내 반등의 성격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계기로 외국인 매도세도 바뀔지 주목된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서만 3조원 가까운 주식을 내다 팔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추가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준이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재투자 의지를 밝힌 만큼 외국인 매도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을 주도한 중동계 자금의 방향을 결정할 국제유가의 안정화 여부는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내 채권시장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을 그동안의 불확실성 해소 차원으로 받아들이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22%포인트 하락(채권가격 상승)한 1.726%에 거래를 마쳤다. 장기물로 갈수록 금리 하락 폭은 커지면서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1.899%와 2.162%로 전날에 비해 0.036%포인트와 0.056%포인트씩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김현상·박준호기자 kim012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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