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위안화 평가 절하조치 후 상하이 금거래소서 금괴 70톤 빠져나가
상하이 금거래소, 재고 보충위해 금 수입 늘려
중국의 왕성한 금 수요가 금 선물시장의 시세를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이 선물시장에서 금값을 떨어트리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중국 증시의 부진과 위안화 평가 절하로 중국인들의 금 매입이 늘어나면서 최근 금값이 탄탄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은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매도 재료가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여부를 논의할 때마다 금값은 내리막길을 걸은 바 있다.
미국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8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지난 7월 재닛 옐런 FED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론했을 당시처럼 큰 변동은 없었다.
성명이 나온 28일 금 시장을 조사하는 톰슨 로이터 GFMS는 “위안화 평가 절하가 중국의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중순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 절하조치를 단행하자 그 다음 주 상하이 금거래소(SGE)의 보관소에서는 70톤의 금괴가 빠져나갔다. 금융기관이나 귀금속 상점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투자자들에게 판매할 금 현물이 필요해 대거 인출한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금거래소의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상하이 증시의 주가가 6월 중순에 폭락한 이후 금융기관들이 보관소에 있던 금괴를 꺼내 가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상하이 금거래소에서 7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인출된 금은 총 900톤으로, 일본의 개인들이 연간 소비하는 금의 50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0월 23일 추가 금리 인하를 발표한 이후의 금괴 인출 규모는 아직 밝혀지고 있지 않지만 인출이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상하이 금거래소는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금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지난 9월 97톤의 금이 중국 본토로 반입됐는데 이는 10개월만의 최고치다. 금 현물 거래의 주요 시장인 스위스에서도 22톤의 금이 중국으로 이동했다. 중국 국내의 금광에서 생산한 대량의 금괴도 상하이 금거래소로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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