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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중앙광장 한복판에 대형 컨테이너 박스가 설치됐다. 이 컨테이너 박스의 정체는 '움직이는 카페'였다. 주말마다 도심 곳곳에 팝업 스토어 형태로 움직이는 이 카페를 기획한 업체는 커피 전문점이 아니라 가정용 가구 업체 일룸이었다.
최근 가구·인테리어 소품 업체들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카페와 식당, 호텔 등을 직접 오픈하고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룸 무빙 홈카페는 식탁형 카페장과 커피캡슐 수납장, 와인 잔걸이 등 일룸의 대표 가구 라인인 레마(REMA) 시리즈를 도심 한 가운데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이목을 끌었다.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중앙광장에 설치된 일룸의 무빙 홈카페를 둘러본 김수진(34)씨는 "이렇게 도심에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북유럽풍 스타일의 고급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이딸라(Iittala)도 지난달 9월 국내 론칭 1주년을 기념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카페 디자인 랩 by 이딸라(사진)'라는 이름으로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는 이딸라의 제품들로 꾸며 놔 방문한 고객들이 실내 인테리어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연결된 이딸라 매장에서 제품도 살 수 있다. 이딸라 관계자는 "카페를 왔다가 이딸라 제품을 사가는 경우도 있고 이딸라 제품을 사러 왔다가 쿠폰을 받아 카페로 가는 고객들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가구 업체 중에서 카페를 직접 차려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까사미아가 원조다. 까사미아는 지난 2007년 숍인숍 매장의 작은 카페에서 시작해 '까사밀'을 2010년 서래마을에 열었다. 이후 2011년 압구정 매장 안에 간단한 식사도 가능한 레스토랑 매장으로 확대해 오픈했다. 까사미아는 아예 까사미아 가구로 채워진 라까사 호텔도 오픈해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가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까사밀과 까사카페 매장 역시 '모던 심플'이라는 까사미아의 콘셉트에 맞게 인테리어가 돼 있고 식탁과 의자, 식기 등을 통해 까사미아 제품을 간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까사미아는 외식업에서만 매년 평균 약 2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월 평균 이용고객이 3,000여명에 이르러 주 수입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구 업계의 대형화를 주도하고 있는 한샘은 대형 플래그숍 매장에 내부에서 고객들이 쉴 수 있도록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한샘 플래그숍에서 식사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매장 내 베이커리 카페 '샘카페'는 지역의 명소가 됐다. 한샘 관계자는 "대구범어점 샘카페의 경우 식사 시간에는 자리를 찾기 힘들고 주말 하루 매출이 400만원이 넘을 정도"라며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한샘의 가구를 둘러보고 가 매장 집객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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