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오는 19일로 자구안을 발표한지 만 2년을 맞는다. 지난 2013년말 한진해운은 영업 부진으로 자금난에 빠지자 1조9,745억원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내놨다. 지난 2년간 벌크전용선 사업을 매각하고 터미널을 유동화했으며 유상증자와 영구교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이날까지 2조3,532억원을 마련, 이행률 119%를 기록 중이다.
한진해운은 돈을 벌 수 있는 영업구조를 만드는 데에도 주력했다.
우선 시장분석을 통해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유럽 노선 비중을 줄이는 대신 태평양 항로 물동량 증가에 따라 미국 동서안 노선을 새로 열었으며 중동 노선에는 투입선박을 늘렸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교하게 시장을 예측하고 회계 시스템 개선으로 이익 구조를 면밀하게 분석한 것도 원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이익 82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 들어 3·4분기까지 2,249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4,12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13년과 비교하면 성과는 더 돋보인다. 올들어 9월까지의 컨테이너부문 영업이익률은 4.4%로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8.5%)와 독일 하팍로이드(5.1%)에 이어 3위다.
물론 앞날은 불투명하다. 컨테이너선 시황이 바닥을 기고 있어서다. 아시아∼유럽 노선의 경우 최대 성수기로 뽑히는 3·4분기 중 지난해 3분의 1토막 수준에 머물렀다. 주요 해운사들이 경쟁적으로 1만8,000TEU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들이는 가운데 한진해운은 투자 여력이 부족해 아직 발주도 못 한 점도 우려스럽다.
정부가 업종간 합병 등을 언급하는 것도 이런 현실에 따른 것이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선조정과 선대 합리화,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보유지분을 활용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해운으로 지배하는 구조로 공정거래법상 한진칼의 손자회사인 한진해운은 내년 11월까지 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하거나 전량 처분해야 한다. 이날 현재 한진해운의 자회사는 한진퍼시픽과 한진케리로지스틱스, 부산마린앤오일, 경인터미널, 부산인터내셔널, 한진해운부산신항물류센터 등 6곳이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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