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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도 주식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좀처럼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들도 대부분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기대수익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비교적 안정적인 배당·실적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배당주의 경우 올해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배당주 투자 적기라고 강조한다. 우선 기업들의 배당을 촉진하기 위한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처음으로 적용된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란 2017년까지 배당금과 투자, 임금 증가 등이 당기순이익의 일정비율에 미달할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 10%의 법인세를 추가로 과세하는 법안이다. 즉 기업의 수익 중 배당과 투자, 임금에 사용되지 않고 남은 이익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기 때문에 배당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 법안의 적용 대상은 자본총계 500억원 이상 기업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순이익이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제 항목인 배당과 임금 증가가 적었던 기업은 올해 순이익이 증가한다면 이 법안에 따라 세 부담이 늘어난다"며 "배당성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가을은 배당주는 더욱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지운 현대증권 연구원도 "고배당을 유도하는 정부정책은 기업소득 환류세제 대상에서 빠진 중소형주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으로 배당성향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소득 증대세제 정책도 배당주를 투자수익원으로 꼽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일정수준 이상이고 총배당금이 증가한 상장기업들의 배당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제도다. 배당을 받은 주주는 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적용 조건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각각 시장 평균보다 20% 높고 총배당금이 10% 이상 증가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각각 시장 평균의 50% 이상이면서 총배당금이 30% 이상 증가하는 경우 두 가지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기업들에 해당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희종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확정순이익과 현금흐름이 전년보다 개선되고 배당세제 조건을 상당수 만족하는 기업들을 정리한 결과 코스닥 종목과 중소형주 종목들이 상당수 꼽혔다"며 "에스피지, 한국기업평가, 블루콤, 삼본정밀전자 등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실적주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소비 부진 등으로 인해 3·4분기 전반적인 실적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업종의 경우 실적 전망치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3·4분기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재료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연초 및 전분기 대비 실적 컨센서스가 상향조종되고 있는 화학, 음식료,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6월 초 이후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승한 업종은 전체 23개 중 증권, 화학, 유틸리티, 통신, 내구소비재, 보험, 음식료 및 담배 등 7개 업종뿐"이라며 "1·4분기와 2·4분기에 이어 여전히 내수주의 실적 모멘텀이 수출주에 비해 우세하다는 점을 감안해 투자 대상을 좁힐 필요가 있다" 조언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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