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최대 0.6%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중국경제 불안에 대한 평가 및 시사점’에서 “중국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최대 0.5%포인트 끌어내릴 경우 우리 성장률도 0.6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7% 내외로 점쳐지는 중국의 성장률이 내년 6% 내외로 둔화하면 우리 성장률도 2%대 초중반(국내외 연구기관 내년 전망치 3% 내외 감안)으로 급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부적으로 민간소비 증감률이 0.2%포인트, 총투자 증감률도 0.4%포인트,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감률도 0.1%포인트,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도 0.5%포인트 악화시킬 것이란 진단이다.
특히 KDI는 과잉생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며 이 경우 우리의 석유·화학, 항공, 전기 및 전자기기, 기계 등 주력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태 연구위원은 “중국의 석유·석탄 및 화학, 금속, 건설 및 기계 산업의 생산이 각각 10% 축소되는 구조조정이 발생하면 우리 화학 부문의 생산량은 4.3%, 석유 및 석탄과 항공은 각각 2.9%, 전기 및 전자기기도 2.6%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 산업 구조조정이 상당기간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연구위원은 “부실기업 정리, 가계부채 급증세 제어 등 우리 내부의 금융건전성을 높여 외부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내부 단속이 미흡해 초기에는 작은 충격에 불과했던 아시아 외환위기에 경제 전반이 급속히 휘둘렸다는 것이다. 반대로 외환위기 이후 단행된 구조조정으로 2008년 금융위기의 파고는 비교적 수월하게 넘을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그는 “재정정책은 재정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통화정책은 예상치 못한 충격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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