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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 1,2위인 SK플래닛과 카카오 측이 최근까지 전자지도 DB의 표절 문제를 놓고 막후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소송전으로 치달았다.
'T맵'을 운영하고 있는 SK플래닛은 '김기사'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록앤올에 "T맵 전자지도 데이터베이스를 무단 사용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2일 밝혔다. SK플래닛은 록앤올에 관련 정보의 폐기 및 피해금액 5억원을 청구했다. T맵은 지난 2002년 출시 이후 현재 회원 수 1,800만여 명, 월간 이용자 800만여 명으로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기사 역시 2011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회원이 1,000만명, 월간 이용자가 250만명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전자지도DB에는 건물 지형 등을 다룬 배경지도정보, 전국에 있는 도로의 차선 및 회전·표지판을 다룬 도로 네트워크 정보, 목적지 명칭 및 주소, 안전운전 안내정보 등이 포함돼 있다. 출발지와 목적지를 바탕으로 가장 빠른 길을 계산해 경로를 제공해주는 데 필수적인 정보로서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품질을 결정짓는 요인이기도 하다.
SK플래닛은 지난 2011년 당시 벤처기업이었던 록앤올에 모바일 내비게이션 업계 확대와 벤처기업 지원 차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T맵 전자지도 DB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보통 제작비 등을 감안해 수 십억원을 받아야 하지만 연 1억원 조금 넘는 수준만 받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계약이 종료된 지난해 8월 록앤올이 원활하게 전자지도 DB를 교체할 수 있도록 통상 6개월을 넘어 총 13개월의 유예기간을 제공했다고 SK플래닛은 설명했다.
문제는 카카오가 지난 5월 김기사를 만드는 록앤롤 지분 100%를 625억원에 매입했고 유예기간도 지난 9월 끝났지만 여전히 김기사에서 T맵의 전자지도 DB 무단사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SK플래닛의 주장이다. SK플래닛의 관계자는 "김기사 측이 독자적으로 전자지도 DB를 구축했다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T맵이 삽입한 '디지털 워터마크'들이 김기사 앱에 전혀 없어야 하는 데 있다"며 "김기사 측에 재차 T맵 DB 사용 중지를 요청했지만 김기사 측이 부인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SK플래닛은 이번 소송이 저작권 보호를 위한 것인 만큼 김기사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즉시 사용중단을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은 자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오히려 SK플래닛이 계약 기간 동안 1년여 간격으로 일방적으로 지도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위협을 가하며 지도 사용료를 인상해왔다"며 "이에 올해 7월부터 한국공간정보통신의 지도를 토대로 자체 제작한 지도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지난달부터는 업데이트를 안 해 계속해서 T맵 지도를 사용한 기존 이용자들의 지도까지 강제로 업데이트 조치를 취했다"고 반박했다. 또 카카오 측은 T맵 전자지도를 무단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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