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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2,500여명의 관객은 베토벤의 교향곡 '영웅'을 함께 들었다. 이날 베토벤의 교향곡 '영웅'이 기린 것은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25일 정 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린 음악회였던 것이다. 재계 거인이었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베토벤의 '영웅'으로 부활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8일 오후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에서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 음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KCC,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가 공동으로 열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 2,500여명이 참석해 명예회장의 탄생을 기념했다. 범현대가의 CEO들이 집안 제사를 제외하고 외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2011년 3월 정 명예회장의 10주기 추모 음악회 이후 4년8개월 만이다. 이들은 음악회 시작 전 로비에서 만나 서로 안부를 물었다. 이어 콘서트홀 1층에 모여 앉아 음악회를 관람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등 정관계 인사 60여명과 범현대 계열사 전현직 임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정 명예회장을 기리는 연주곡은 베토벤 교향곡 2번과 3번('영웅')이었다. '영웅' 교향곡은 노래 제목처럼 역경을 극복하고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정 명예회장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곡이라는 게 행사 주최 측의 설명이다. 음악회 연주는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지휘를 받는 독일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이 맡았다. 46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드레스덴 국립관현악단은 베토벤이 '유럽 최고 오케스트라'라고 극찬한 악단이다. 창단 이후 한번도 해체되지 않아 '살아 있는 서양 음악사'라는 평가도 있다.
음악회 외에도 정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는 24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기념식에는 정·재계 및 학계 인사와 범현대가 임직원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23일에는 학술 심포지엄, 23·24일 기념사진전, 24일 기념식 등이 이어진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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