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제네시스 EQ900'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디젤 세단' 모델 개발을 완료하고 출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롭게 나올 디젤 세단은 기존 제네시스의 연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또 한 차례 흥행을 구가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쟁 업체의 신차 출시 일정과 생산 공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선보여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EQ900의 흐름을 이어갈 계획이다.
◇"제네시스 디젤, 개발 이미 완료"=권문식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부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제네시스 디젤에 대한 연구개발은 이미 완료됐다"고 말했다. 앞서 10월 고객 초청 마음드림 행사에서 김충호 현대차 사장이 "제네시스의 디젤 모델도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후 현대차 고위 임원이 제네시스 디젤 모델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BMW의 '520d'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으로 대표되는 독일 디젤 세단이 고연비와 역동적인 주행능력을 무기로 국내에서 판매량을 늘리기 시작한 지난 2013년부터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한 디젤 세단 개발에 돌입했다. 특히 최근에는 2.2 디젤 엔진을 얹어 기존 제네시스의 유일한 약점인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모델 개발이 막바지라는 이야기도 돌았다. 실제로 현대차 남양 연구소 인근 도로에서 시험용 임시번호판을 달고 BMW의 경쟁 모델과 주행 테스트를 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권 부회장은 구체적인 디젤 엔진 라인업이나 출력 등 주요 제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출시 시기에 대해서는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출시 시기를 못 박기는 어렵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출시하겠다"며 고민을 드러냈다.
현대차가 제네시스 디젤 모델의 출시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경쟁사의 신차 출시 일정과 생산공장 사정 때문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돌풍의 선봉에 섰던 BMW의 중형세단 520d의 완전 변경 모델은 내년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신형 520d의 구체적인 재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BMW의 최첨단 기술이 모두 반영될 전망이라 현대차에는 부담이다.
제네시스의 '고향'인 울산 5공장이 포화상태인 점도 문제다. 제네시스 및 에쿠스를 비롯해 투싼까지 함께 생산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를 전후해 투싼에 대한 수요가 줄면 제네시스 디젤을 혼류 생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오랜 기간 제네시스 디젤 모델 개발에 공을 들여왔고 이미 일부 협력사에서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목격이 이어지는 만큼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년 하반기 제네시스의 부분변경 모델인 'G80'의 출시를 공언한 만큼 출시 시기는 일부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경쟁은 제네시스 디젤부터= 현대차는 9일 'EQ900'을 출시하면서 디젤 엔진 모델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대차는 이미 EQ900을 위한 3ℓ 디젤 엔진 개발도 완료했다. BMW의 7시리즈나 벤츠의 S클래스도 고연비 디젤 세단이 인기가 높은 만큼 순차적으로 디젤 라인업을 확대해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본격적인 승부는 제네시스 디젤 모델부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EQ900은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급 세단이다. 그만큼 관공서 및 법인으로부터의 고정 수요가 많다. 일반 소비자의 구매가 많은 제네시스 디젤 모델이 나와야 제대로 된 시장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2세대 제네시스 세단이 디자인·성능 모든 면에서 호평을 받은 만큼 디젤 모델로 연비를 대폭 개선한다면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