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노동력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수급불일치(미스매치)가 확산돼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대학 정원을 줄여 고학력 인력의 과잉 공급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발표한 '주요국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미스매치 지수는 1.75로 집계돼 24개국 평균 1.21보다 0.5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순위는 8위였다. 미스매치 지수란 고용시장에서 생산가능인구가 얻을 수 있는 일자리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심해질수록 고용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의 연령대별 미스매치 지수가 높은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의 구직난이었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 15~29세 청년층의 매스매치 지수 기여도는 64.5%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지수가 높은 스페인(50.3%)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근 청년실업률이 9%까지 치솟은 점을 감안하면 2014년 이후 고용시장 여건은 더욱 나빠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교육 정도별 미스매치 지수는 0.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7)을 밑돌았다. 다만 대졸 이상의 기여도가 77.5%로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준 한국은행 선진경제팀 차장은 "노동력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거시경제 운용이 필요하다"며 "청년층 취업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 확충하고 대학 정원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직업훈련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