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빅뱅’ 10억 년 뒤 만들어진 거대질량 블랙홀 천체 ‘퀘이사’ 발견
“퀘이사가 재이온화에 미친 영향 알려진 것보다 작다는 점 밝혀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대급 천문대 제미니(Gemini) 망원경을 이용해 빅뱅(Big Bang) 후 10억년이 지난 뒤 만들어진 거대질량 블랙홀 천체를 발견했다. 이는 초기 우주가 밝아진(수소가 이온화 된 상태) 원인을 밝혀내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원장 한인우)은 9일 은하진화그룹 김민진 박사팀과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 임명신 교수팀이 중심부에 태양 질량의 10만∼100만 배 가량 거대 블랙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퀘이사(IMS J2204+0111)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우주는 빅뱅 후 수억 년이 지난 뒤 초기 천체들이 탄생하면서 서서히 밝아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시기 빛의 주 원천이 어떤 천체였는지는 여전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퀘이사는 그 중 하나로, 퀘이사는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질량 블랙홀 주변으로 별과 가스가 떨어질 때 나오는 마찰열로 은하보다 많게는 수백배까지 밝게 빛나는 천체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광시야 적외선 관측이 가능한 UKIRT 4m 망원경과 미국 맥도널드 천문대 2.1m 망원경, 하와이 CFHT 3.6m 망원경 등으로 초기 우주 퀘이사 후보를 탐색해 왔다. IMS(Infrared_Medium-deep Survey)로 명명된 이 탐사로 퀘이사 후보 천체를 선별해온 연구진은 올해 세계 최대급 구경 8ｍ미터 망원경 두 대를 보유한 제미니 천문대 관측시설을 이용해 세계에서 3번째,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초기 우주 보통 밝기 퀘이사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IMS J2204+0111 퀘이사와 다른 퀘이사 후보 천체들로부터 우주 초기 보통밝기 퀘이사의 수밀도를 추정한 결과 우주 초기 빛 중에서 퀘이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미만인 것을 밝혀냈다. 김민진 박사는 “빅뱅 후 약 10억 년에 일어나 은하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 우주물질 재이온화 과정에 퀘이사 빛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초기 우주 천체 형성과정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