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소세 인하,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정책 등에 힘입어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는 평가를 내놨음에도 생산자물가가 5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통상 생산자 물가는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선행지표다. 정부 분석대로라면 소비가 늘었음에도 물가는 더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는 99.75로 전월 대비 0.6%가 감소했다. 이는 2010년 4월(98.97)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무엇보다 가중치가 56.6%에 달하는 공산품의 가격 하락이 큰 영향을 끼쳤다. 공산품은 제1차 금속제품(-2.6%), 전기 및 전자기기(-1.2%) 등의 제품 값이 하락하면서 물가지수가 전월대비 0.9%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공산품의 가격이 떨어진 게 생산자물가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공급물가지수를 보면 원재료(가중치 7.5%)가 전월 대비 4.4%, 중간재(가중치 59.8%)는 1.3%가 각각 하락했다. 가중치가 32.8%인 최종재는 0.7% 떨어지는 데 그쳤다.
다만 7~9월 한시적으로 적용됐던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이 종료되면서 전력·가스 및 수도는 전월 대비 0.6%, 서비스는 0.1% 각각 상승했다.
국내 출하 제품 뿐만 아니라 수출품의 가격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3%가 하락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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