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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중소기업들은 주로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이 회복되면서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달러화 강세로 소비 여력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중소기업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쇼빅 칼라(사진) 슈로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담당 총괄 프로덕트매니저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진국으로 유동성이 몰리고 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내수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소형주에 투자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칼라 매니저는 슈로더자산운용의 선진국 중소형주펀드를 총괄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유로존·일본 등 3개 지역의 중소형주펀드에 균등하게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이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5%대다. 벤치마크 지수인 MSCI선진국지수가 같은 기간 -5.9%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전세계 경제규모의 63%를 차지하는 선진국 경제가 앞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칼라 매니저는 "지난 2013년 긴축발작(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자 신흥국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현상) 이후 지난달 14일까지 선진국 주식형펀드로 약 4,665억 달러가 순유입됐다"며 "선진국의 소비자·투자자 신뢰도는 8월 증시 급락 후에도 떨어지지 않았으며, 원자재 가격 하락은 선진국 소비자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칼라 매니저는 중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변동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감수해야 할 위험에 비해 얻게 되는 수익은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위험을 감수할 만큼 투자수익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1994년 5월부터 올해 7월 사이 MSCI선진국지수를 대형주, 중형주, 소형주로 나눠 비교해 보면 각각의 변동성은 15.0%, 16.2%, 17.2%를 나타냈다. 반면 이 기간 소형주의 수익률은 대형주와 비교했을 때 1.74배 높았다는 게 칼라 매니저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8월 세계 증시가 약세를 보였을 때도 선진국 중소형주의 하락 폭은 선진국 지수보다 적었다. 슈로더자산운용에 따르면 MSCI선진국 지수는 8월 한 달 6.8% 하락했지만, 선진국 중소형지수는 5.1% 하락하는 데 그쳤다. 최근 1년간 추이에서도 MSCI선진국지수는 5.9% 하락했지만, 중소형지수는 1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칼라 매니저는 중소형주의 또 다른 투자매력으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실적이 좋은 중소형 기업은 앞으로 대기업의 인수합병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소형주의 양호한 기업실적 및 기업 이익 확대에 따른 인수합병의 활성화가 중소형주에 수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칼라 매니저는 "유럽증시에서는 산업재와 소비재, 일본에서는 도소매업과 건설업, 미국에서는 건설과 내구재 관련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주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직간접적 수혜가 기대되는 주택 관련 기업들이 유망하다"며 "달러 강세를 감안해 유럽과 일본 기업 가운데는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을, 미국 기업은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소형주 투자를 할 때 꺼려지는 부분은 역시 리스크다. 칼라 매니저는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칼라 매니저는 "중소형주에 투자할 때도 자산배분 차원에서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지역별로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에 투자가 편중되면 해당 국가와 지역의 위험에 전적으로 노출되지만, 선진국 전체에 투자하면 지역적 분산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IT 회사 창업 경력… 씨티은행 입사 후 금융업 종사 박준호 기자 |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