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키워드는 '해현경장(解弦更張)·사요무실(事要務實)'입니다. 불필요한 형식을 과감히 버리고 실질적인 일에 더욱 집중하는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지난 27일 LG CNS의 사령탑에 오른 김영섭(56·사진)대표가 10일 핵심 부문 중심의 적극적인 사업구조 재편 의지를 밝히며 이같은 내용의 사내 이메일을 통해 전 임직원들에게 보냈다. 해현경장은 '거문고의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느슨해진 것을 긴장하도록 다시 고치는 것'을, '사요무실'은 '일을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실질에 힘쓰는 것'을 뜻한다. 즉,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실적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김 대표가 최근 대기업 공공시장 진입 규제와 금융시장 정체, 해외 사업 부진 등으로 국내외 모두에서 성장에 발목을 잡힌 회사 상황을 그만큼 절박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들어 LG CNS의 3·4분기까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43억원, 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매출 1조9,735억원, 영업이익 71억원)보다 다소 늘긴 했으나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6년 만에 CEO가 교체된 상황에서 김 대표 어깨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CNS 경영관리본부 부사장, LG유플러스 CFO(재무최고책임자·부사장)를 역임한 김 대표는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고 긴장의 끈을 다시 한번 조이자"며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집중한다면 정보기술(IT) 업계 1등 기업으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지난달 말 조직개편을 통해 쇄신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사업본부·사업부' 체계에서 '사업부·사업부문'으로 바꾸고 사업조직도 크게 조정했다. 기존 금융·공공사업본부 산하 금융1·2사업부는 '금융사업부문'으로 통합했다. 올해 해군 전술지휘자동화체계(C4I) 사업을 놓친 국방사업부는 아예 폐지했고, 일부 사업 기능을 공공사업부문으로 합쳤다.
김 대표는 업무 보고를 받을 때 재무통답게 '실질'과 '디테일(detail)'을 강조한다. "보고할 때 '중요하고 급한 일'을 '핵심만, 빠짐없이' 보고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보고 내용이 100가지라도 가장 중요한 3가지만 보고하라는 뜻이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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