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화큐셀에 따르면 미국 2위 전력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에 태양광 모듈 초도 물량을 지난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 한화큐셀은 이 회사와 지난 4월 단일 공급계약으로는 업계기준 사상 최대인 1.5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물량 중 10%를 올해 말까지 공급한 이후 나머지 대부분의 물량을 내년 상하반기에 나눠 공급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넥스트에라 공급에 따른 실적은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올 연말까지 지난해 2.06GW보다 65% 증가한 3.4GW의 모듈을 출하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0년 중국 태양광업체 솔라원과 2012년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을 인수한 이후 업황부진과 투자 구조조정 비용으로 부진한 실적을 나타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약 180억원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생산기지 이전,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 덕분에 비용이 견조하게 하락하고 태양광 셀 가격도 소폭 반등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지난 13일 열린 3·4분기 한화케미칼의 실적발표는 한화큐셀 어닝 서프라이즈의 사전예고편이었다. 한화케미칼은 한화큐셀의 지분 약 94%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깜짝실적을 낸 한화케미칼의 순이익 1,520억원 중 지분법 평가이익 770억을 제외한 750억 중 상당 부분이 한화큐셀로부터 나왔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분기 실적 호조의 주 요인 중 하나는 한화큐셀”이라면서 “독일 파산재단과의 소송이 마무리에 따른 1회성 이익뿐만 아니라 솔라원과 큐셀 합병으로 인한 원가경쟁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20%에 달했던 판매관리비 비중이 연말까지 10%선으로 떨어지면서 연말에는 한화큐셀의 매출총이익률이 약 20%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큐셀은 오는 19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미국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대해서도 과감한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화큐셀의 지역별 매출비중은 미국 30%, 일본 20%, 유럽과 중국이 각각 10% 선이다. 앞으로는 인도, 터키 등 태양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신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연내 사무소 또는 지사를 설립,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부족한 공급량을 대기 위해 현재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공장을 풀 가동 중이다. 내년 1월 충북 진천에 1.5GW 셀 공장을 준공하게 되면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화큐셀을 이로써 총 5.2GW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돼 생산자주문부착방식(OEM)물량은 줄일 계획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와 유럽의 태양광 시장에 내년에도 올해보다 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정책적으로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는 인도, 터키 등에서 영업을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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