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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실적 확정발표] 반도체 영업익 3조6600억 역대 최고… TV도 바닥다지기 성공

반도체가 영업익 절반 차지… 디스플레이 판매 30%↑


삼성전자가 3·4분기 시장의 예상을 웃돈 성적을 거뒀지만 사업부별 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는 DS(부품)부문은 사상 최대 실적으로 합격점을 받은 반면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IM(IT·모바일)부문은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TV와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CE(소비자가전)부문은 바닥 다지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DS부문은 3·4분기 4조6,500억원의 영업익을 내며 5분기 연속 실적 반등을 견인했다. DS부문 중에서도 반도체가 3조6,600억원의 영업익을 올려 회사 전체 영업익의 절반가량을 책임졌다. 반도체부문은 지난 2010년 3·4분기에 기록했던 기존 영업익 기록(3조4,200억원)을 갈아치우며 겹경사를 맞았다. 반도체부문의 분기별 매출(12조8,200억원)이 12조원대로 올라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주력제품인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반기 들어 내림세를 보였지만 세계 최초로 48단 V낸드 양산에 성공하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익률을 지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디스플레이 역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중심으로 중국 등 외부 고객에 대한 판매가 전 분기보다 30% 넘게 늘어나며 9,300억원에 이르는 영업익을 내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다만 DS부문의 이번 깜짝 반등에는 환율 효과도 숨어 있어 4·4분기 이후 하향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명진 삼성전자 IR담당 전무는 "3·4분기 원화 약세에 따른 긍정적 환율 효과가 부품을 중심으로 8,000억원가량 발생했다"며 "4·4분기 이후에는 긍정적 환율 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M부문은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IM부문의 3·4분기 영업익은 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600억원 줄어 역성장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영업익이 3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까지 나왔으나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4분기 1억50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총판매량을 늘렸지만 평균판매단가(ASP)가 180달러로 하락해 오히려 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은 갤럭시S6 등 대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판매가를 10만원가량 인하했고 인도와 중국 시장에서도 주로 중저가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인도 업체에 대응해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어 자칫 반도체 중심의 '외발성장'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E부문은 2·4분기 이후 점진적인 실적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4분기 2,100억원에 그쳤던 영업익이 3·4분기 3,6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하반기가 통상적인 가전 시장 성수기인데다 S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전략을 펼쳐 매출을 끌어올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영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IR담당 상무는 "3·4분기 세계시장에서 1,100만대의 TV를 판매했고 4·4분기에는 LCD(액정표시장치) TV를 기준으로 40%대 판매 성장이 예상된다"며 "지난 2~3년 동안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했지만 내년에는 올림픽과 유로컵 등 스포츠 이벤트가 있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액으로 총 27조원을 집행할 것으로 이날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준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각각 15조원, 5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같은 부품사업은 끊임없는 시설투자로 공정을 개선해야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내년부터는 시설투자액을 줄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았다. 이명진 전무는 이날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부문에 대한 투자 중 일부는 2016년도 집행분을 일부 앞당긴 것이 있어 개념적으로 (투자가) 다소 감소할 수 있다"며 "다만 시장상황 등 여러 가지 다양한 변수가 있어 확실하게 투자를 줄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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