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또다시 집무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함께 서울대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내세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건강검진'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19일 오전11시께 신격호 총괄회장이 머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 도착한 뒤 오후1시30~40분 사이 신 총괄회장을 휠체어에 태운 채 호텔 밖으로 나갔다.
롯데그룹 측은 "오후1시30~40분께 신격호 총괄회장을 자신들의 경호 인력 등으로 에워싼 채 무단으로 모시고 나갔다"며 "오전 내내 총괄회장과 비서실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가 오후에 갑작스럽게 진행된 일"이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과 외출에 나선 후 롯데그룹 측은 이들의 행방을 알지 못한 채 사태 파악에 골머리를 앓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건강검진을 마치면 집무실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일상적인 건강검진일 뿐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을 비롯한 SDJ코퍼레이션 측의 무단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총괄회장을 목적달성의 방편으로 활용하는 더 이상의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회사 측은 "이들이 기존 비서실 인력을 차단한 채 병원으로 향했다는 것은 단순한 건강검진 차원이 아니라 총괄회장님을 또다시 의도된 목적에 활용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자식 된 도리로 고령의 병약하신 어른을 내몰고 다니며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동을 자제하고 총괄회장님께서 안정을 찾으시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앞서 지난 7월에도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정책본부에 알리지 않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행기에 태워 일본 롯데홀딩스 본사로 안내했다. 당시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 등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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