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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태(60·사진)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구조조정 조율사'로 변신해 은행들의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지원사격한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개최된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에서 임 전 위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채권금융기관조정위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채권단이 워크아웃 기업들에 대해 신규 자금지원이나 만기 연장, 기업 퇴출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위원장 직을 두고 '기업 구조조정 집도의'라고 부르기도 한다.
경기고와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임 위원장은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 등을 거치며 금융정책 실무 경험을 쌓다가 2010년 한은 금통위원에 임명돼 4년간 한국의 거시경제를 좌우하는 기준금리를 결정해왔다. 당시 그는 금통위 내 '캐스팅보트' 역할로 주목받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옛 총액한도대출)의 적극적인 역할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고삐를 죄는 시점에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장직을 맡게 됨에 따라 그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 구조조정은 그가 금융위 근무 시절 다루던 전공 분야에 돌아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금융위가 올해 말까지 좀비기업 솎아내기 작업에 돌입한 상태여서 채권금융기관조정위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위원회처럼 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신용공여 등 금융기관 간 의견을 조율하고 '룰세팅'을 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현재 임시적인 기촉법이 상시화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역할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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