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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10조원 가까이 폭증했다. 내년부터 대출을 받을 때 상환능력을 더 꼼꼼히 따지기로 하면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 수요자들이 대출창구로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8월 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8월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증가한 773조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으로는 지난 4월(10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이고 잔액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주택금융공사에 대한 안심전환대출 양도분까지 합치면 10조1,000억원이 늘어 6월 증가폭과 비슷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8월은 부동산시장 비수기인데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급증세가 전혀 누그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갑자기 가팔라진 것은 정부정책에 따라 내년부터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이 상환능력 중심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지기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이 6조7,000억원 늘었고 기타대출은 마이너스 통장 등을 중심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금융회사별로는 예금은행이 주택담보대출 6조2,000억원, 기타대출 1조6,000억원 등 7조8,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주택담보대출 5,000억원, 기타대출 1조5,000억원 등 총 2조원 많아졌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5조4,000억원이 늘었으며 지방에서는 대구(6,000억원), 부산(6,000억원) 등 비수도권에서 총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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