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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노후준비 어떻게

국민·퇴직·개인연금 등 '연금전략' 먼저 수립

서동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
서동필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요즘은 참 애매한 시기다. 계절적으로 겨울도 아니면서 꽤 쌀쌀하고, 가을이라 하기에는 단풍이 지면서 자못 삭막한 기운도 감돈다. 그저 가을을 보내는 아쉬움에 애써 만추라 부르곤 한다. 시기적으로도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는 좀 이르고,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그저 연초에 계획했던 것들 중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마지막 경주를 하면 족할 듯 하다.

물론 애초 목표한 것이 없다면 마지막 질주도 필요치 않다. 하루의 성과가 아침에 달려있듯 한 해의 성과 역시 이미 연초에 상당 부분 결정된다. 하루를 출발하는 오전의 컨디션은 그 날의 '주요 정서'가 돼 잠자기 전까지 일들의 성패를 상당 부분 결정짓는다고 한다. 주요 정서가 그 날 하루 대부분의 감정을 좌우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밋빛 안경'과 같은 역할을 한다. 장밋빛 안경을 낀 사람은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보이듯, 아침 기분은 그 날 일을 바라보는 창이 돼 일의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 보험회사 콜센터 직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미국의 한 실험을 보면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한 사람은 대체로 하루 종일 그 기분을 유지했고, 고객과의 상담이 그 기분을 더 향상시키는 선순환이 나타났다고 한다. 반대로 아침부터 기분이 나쁜 사람은 하루 종일 그 기분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이 기분을 더 나쁘게 하는 경향이 높았다. 하루의 성과나 일 년의 성과는 상당 부분 그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셈이다.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는 것에도 해당된다. 인생의 많은 목표 중 우리가 최후에 꼭 달성해야 하는 일 중 중요한 것이 노후준비다. 하지만 최후에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고 마지막까지 미뤄 두면 결과는 뻔하다. 꼭 성공해야 하는 만큼 인생 초입부터 계획하고 목표를 정해야 한다. 특히 재무적인 측면에서는 다층적인 노후소득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연금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노후소득의 기본이자 사실상 정답은 연금이다. 연금을 통해 기본적인 노후생활비가 마련되도록 해야 한다. 연금이 부족하거나 실제 준비가 미진할 것을 대비해 직장에서 퇴직하더라도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자기계발 계획'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일은 정신적, 육체적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하는 것 만큼 확실한 노후준비도 없다.

더불어 어느 정도 '목돈 마련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의료비처럼 생각지 못한 큰 돈을 써야 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연금 등의 정기적인 수익이 부족할 때도 생각해야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노년기에 일도 하기 힘들고 그동안 마련한 노후자금도 모두 소진됐을 때를 대비해 보유 중인 집 등 부동산을 어떻게 노후자금으로 활용할지 구상해 놓을 필요가 있다. 부동산을 활용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는 일들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인생의 긴 항로에서 목표를 정하고 출발하는 것과 목표도 없이 무작정 항해에 나서는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온다. 목표를 정하고 출발하면 설령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근처에 갈 수 있지만, 목표 없이 떠나면 아예 반대 방향에 도달할 수도 있다. 연금을 중심으로 일, 목돈, 부동산 등 다층적인 노후준비 계획을 세우고 항해에 나설 때 비록 부족할지라도 엉뚱한 곳에 도착해 절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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