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LCD 생산라인 중에 매각 추진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후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라인의 설비 일체를 매각한다. 특히 매각 후보군에 중국 LCD 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주목된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국내외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 10여곳에 충남 천안에 위치한 5세대 LCD 라인(L5)의 제조장비 일체를 매각하기 위한 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최종 매각까지는 앞으로 2~3개월 정도가 더 소요될 예정이다.

안내서를 받은 기업 가운데는 트룰리 등 중국 중소 디스플레이 기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BOE나 차이나스타(CSOT) 같은 우리 업체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중국의 대형 디스플레이 기업은 매각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5세대의 경우 노후 생산 라인이어서 중국 기업에 매각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가장 최신 LCD 생산 라인은 8세대다.

5세대 라인은 월 10만~15만장의 중소형 LCD 패널을 생산하며 모니터나 노트북, 32인치 TV에 주로 사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LCD 패널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줄이면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대형 LCD 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L5 라인을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하는 중소형 OLED 패널은 최근 삼성전자 외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채택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수억대의 아이폰을 판매하는 애플이 차기 신모델에 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종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