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의 11월 판매량이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에도 3,500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월평균 판매량(2,862대)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부 딜러사는 판매 물량이 없어 출고를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이미지 타격을 입었지만 최고 60개월 무이자 할부 등 강력한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29일 폭스바겐코리아와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이달 폭스바겐 코리아의 판매량은 3,600대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6월(4,321대)을 제외하면 최근 3년간 월 판매량으로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11월(2,727대)과 비교하면 30%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사태에도 판매량이 급증한 것은 강력한 프로모션 때문이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이달 들어 20개 차종에 대해 60개월 무이자 할부 판매를 시작했다. 또 현금으로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최고 1,772만원의 할인을 제공한다. '골프 1.4 TSI(3,290만원)'는 현금으로 구매할 경우 333만원을, '티구안 2.0 TDI(3,860만원)'는 532만원을 할인한다. 실제로 최근 방문한 서울 한남동 마이스터모터스 전시장에는 7~8팀이 상담을 받고 있었고 테이블이 없어 서서 기다리는 고객들도 있었다. '파사트' 등 일부 차종은 물량이 없어 판매를 못 하는 상황이다.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은 다음달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6일 환경부가 질소산화물 배출량 조작 여부를 확인해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린 티구안 유로5 모델(EA189 엔진 탑재)은 이미 판매를 하지 않는데다 배기가스 조작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 신형 EA288 엔진이 장착된 유로5·유로6 차종 3개(골프·제타·비틀)는 현재 판매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
폭스바겐코리아 역시 연초 설정한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올해 말까지 강력한 프로모션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이 국내에서 2013년부터 매년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12월에도 월 평균보다 많은 3,3000대 이상을 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주요 차종의 주행 성능이나 품질력이 경쟁 차종보다 높다는 것을 아는 고객들이 이번 기회에 구매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매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폭스바겐코리아가 프로모션을 지속하는 한 판매량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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