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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창업가 품는 프랜차이즈

스타트업 교육서 매장개설비·차량까지 지원

말리커피_서소문 전경
말리커피의 청년 창업 프로젝트의 일환인 말리커피 라이블리업 1호점 전경.

# "세컨드 브랜드 출범에 함께할 청년 점주님을 모십니다. 지원자격은 젊음과 열정입니다." 커피전문점 말리커피는 지난 8월 세컨드 브랜드 '말리커피 라이블리업' 1호점 개점을 앞두고 돌연 계획을 백지화했다. 예비 청년창업자를 대상으로 '라이블리업' 브랜드 공모전을 따로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1등 입상자에게는 가맹비·보증금·인테리어비 등 매장 개설에 드는 모든 비용을 전액 지원한다는 파격 조건까지 내걸었다. 서류전형, 면접, 상권 분석, 프레젠테이션 등의 심사를 거쳐 29살 청년창업가 오승진씨가 말리커피 라이블리업의 1호점주에 선정됐다. 경쟁률은 100대1에 달했다.

프랜차이즈업계가 예비 청년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앞세운 신선한 실험에 나서고 있다. 자본금이 부족해 선뜻 창업에 나서기 주저하는 청년들에게 창업기회를 제공하고 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연계해 새로운 브랜드까지 발굴하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말리커피는 청년 창업 프로젝트로 지난 10월 말리커피 라이블리업 1호점을 개점한 데 이어 공모전 입상작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2호점과 3호점도 곧 선보인다.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하되 젊은 점주들의 개성과 특성을 살린 이색 점포를 통해 포화상태에 접어든 커피전문점 시장에 신선함을 안기겠다는 구상이다. 이호석 말리커피 대표는 "젊은 세대들의 도전과 열정이야말로 프랜차이즈 시장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기존 브랜드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와 마케팅 전략에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도적인 기반이 갖춰지지 않아 청년창업자들이 시장에 뛰어들지 못했을 뿐 경쟁력에서는 오히려 기성세대가 만든 브랜드보다 뛰어나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9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 전문업체 청년장사꾼도 청년 스타트업을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청년 창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청년장사꾼의 대표도 창업 시장에 뛰어든 지 4년째에 접어든 젊은 창업자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터득한 창업 노하우를 후배 창업자에게 전수하고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끄는 게 교육 프로그램의 주요 과정이다. 낮에는 이론을 배우고 저녁에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실습하는 팍팍한 일정이지만 조기에 접수가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뜨겁다. 김연석 청년장사꾼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창업은 취업에 실패한 청년세대의 도피처이자 중장년층의 노후대책 정도로만 여겨졌기에 폐점률도 그만큼 높았다"며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 수료 후 외식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는 교육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이론교육과 실무 위주의 현장 교육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창업자들의 성공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비비큐·죠스푸드·커핀그루나루 등의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산·학·관이 협력한 '캠퍼스 푸드트럭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청년 창업지원에 나섰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야심 차게 내건 푸드트럭 프로젝트는 창업교육 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 내에 식품 조리와 판매가 가능하도록 차량과 창업교육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외식 업체들은 푸드트럭에서 판매할 수 있는 메뉴를 발굴하는 한편 판매전략까지 제공하며 청년 창업을 돕고 있다. 정부는 푸드트럭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6,000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캠퍼스에 푸드트럭이 진입할 수 없도록 한 기존 법령까지 개정했다.

청년 창업을 위한 지원이 확산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청년들의 꿈을 담보로 한 상업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청년 아이디어 공모전 등을 통해 예비 청년창업자의 참신한 사업전략을 가로채거나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시장을 잘 모르는 순진한 청년들을 끌어들여 프랜차이즈 업체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갑용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프랜차이즈업계의 청년 창업 지원사업은 꿈은 있되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좋은 기회"라며 "하지만 사업확장에 청년들을 이용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창업의 기초와 개념을 확립해주는 기성세대의 책임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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